실과 나무조각으로 표현한 삶의 반짝이는 순간들
실과 나무조각으로 표현한 삶의 반짝이는 순간들
  • 김하늘
  • 승인 2024.03.19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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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미술관, 내일부터 양정욱 작가展 ‘아이는 아이를 안고’… “일상의 소중한 가치 만끽하길”
‘우리들의 주말을 거북이만 모른다’
‘우리들의 주말을 거북이만 모른다’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가 움직이는 조각으로 선보여진다.

울산시립미술관은 21일부터 오는 9월 22일까지 미술관 1층 3전시실에서 어린이 기획 전시로 ‘아이는 아이를 안고’를 개최한다.

전시 제목 ‘아이는 아이를 안고’는 ‘어른은 조금 큰 아이일 뿐이며, 조금 큰 아이가 조금 더 작은 아이를 안고 삶을 살아감’을 뜻한다.

이번 전시에는 양정욱 작가의 대형 조각 작품 6점과 함께 작가가 직접 쓴 시가 함께 전시돼 어린이 관람객의 감수성을 자극하고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전시작은 평범한 우리 이웃의 이야기를 움직이는 조각으로 표현해 남녀노소 전 세대가 함께 공감하며 감상할 수 있다.

작품들은 얼기설기 실로 연결된 수십 개의 나무 조각들이 리드미컬하게 움직이며 오렌지색 전구의 빛이 구조물에 따뜻한 그림자를 드리운다.

익숙하고 자연적인 재료들로 가득 찬 작품은 관람객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며, 인간에 대한 애정과 세심한 관찰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의 철학적 서사는 여러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어른과 아이 간 유대 관계에 대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양 작가는 “어른이나 부모가 작은 아이를 안고 과거의 어떤 순간들을 설명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작품을 만들었다. 그 순간은 어른의 과거일 수도 아이의 현재일 수도 있다”며 “어른은 아이를 통해 또다시 삶의 반짝이는 순간들을 마주하게 되고 함께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양정욱 작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조형적인 작업으로 보여준다. 본인의 경험과 상상을 토대로 써 내려간 이야기는 작품의 시작점이 되는데, 대부분 노동 속에서의 자기 위안적 상상, 타인과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내용이다.

목재나 실, 전구 등 익숙한 재료를 활용해 정적이고 반복적인 기계장치의 움직임을 곁들인 조각과 설치작품을 선보여왔다.

그는 2013년 첫 개인전 ‘인사만 하던 가게에서’를 시작으로, 직업이 개인에게 주는 리듬, 대화의 의미, 개인들의 기억 등 일상의 다양한 사람들을 다룬 이야기로 아홉 차례의 개인전을 가졌다.

현재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OCI 미술관, 미국 유타주의 유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울산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예술작품을 통해 평범한 일상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도록 이끄는 작가의 예술적 상상력과 철학적 성찰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미술관을 찾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 빛과 소리, 움직임의 향연 속에서 예술작품과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반짝이는 일상의 소중한 가치를 만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정기휴관일인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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