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일회용 플라스틱, 얼마나 될까?
생활 속 일회용 플라스틱, 얼마나 될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3.19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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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오션(A Plastic Ocean)’과 같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일회용 플라스틱이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 소비 단계에서 어떤 종류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는 잘 모른다. 원인을 모르니 해법을 찾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가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은 무엇일까?

여기 흥미로운 조사가 있다. 2020년부터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실시한 ‘플콕조사’다. ‘플콕’은 ‘플라스틱 콕 집어내’의 줄임말로 앱을 통해 플라스틱 쓰레기의 바코드를 찍으면 자동으로 기록되는 그린피스의 시민참여형 플라스틱 조사를 지칭하는 말이다.

2023년에도 같은 조사가 시행됐다. 총 7일간, 2천804명이 참가했고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8만6천55개가 등록되었다. 참가자 1인당 일주일간 약 41.3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것이다. 전체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식품 포장재로 78.3%였다. 그 외 비닐봉투 및 비닐포장재 8.5%, 개인위생품류 8.5%, 배송 포장재 1.1%, 포장랩 0.8%, 일회용 마스크 0.6% 순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4년(2020~2023)간 플콕조사에서 식품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75% 이상으로 2023년 결과와 유사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끝났지만 우리들의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 습관과 패턴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플라스틱 제품군별 발생량을 보면 그 패턴이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음료류(생수 등) 포장재가 전체 플라스틱의 37.6%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고, 간식류(과자, 사탕 등) 포장재 15.3%, 가정간편식류(즉석밥, 밀키트 등) 포장재 14.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료류는 2020년 25%, 2021년 32.5%, 2022년 51.3%로 과거 모든 조사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즉,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음료류 플라스틱 용기의 관리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한편 재활용 측면에서 보면 플라스틱 제품의 재질이 중요하다. 단일 재질 구조의 플라스틱 제품이 재활용하기 쉽기 때문이다. 2023년 플콕조사 결과를 보면 비닐류는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의 45.3%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플라스틱 PET 27. 8%, PP 10.5%, HDPE 10.1%, LDPE 1.9% 순으로 조사되었다. 문제는 가정에서 배출된 단일 재질의 플라스틱 용기는 다른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 등으로 재활용될 수 있지만, 비닐류 등 성상을 알 수 없는 플라스틱은 수거해도 재활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일회용 플라스틱 저감을 위해 재질을 알 수 없는 비닐류 플라스틱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소비량은 전체 플라스틱 소비량의 46.5%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 세계의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비율이 약 36% 정도라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며, 우리나라 일회용 플라스틱의 관리가 시급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런 측면에서 시민참여로 진행된 플콕조사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감량과 재활용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탄소중립 시대, 플라스틱 저감 대책을 수립해야 하는 정부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시민에게 유용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즉, 음료류를 포함한 식품 포장재와 재질을 알 수 없는 비닐류 플라스틱의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플콕조사가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부디 플콕조사가 보여준 우리의 소비 행태에 대한 깊은 고찰을 통해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사회적, 제도적 시도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김희종 울산연구원, 안전환경연구실장, 재난안전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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