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기피에 오피스텔 월세 ‘오르막길’
전세 기피에 오피스텔 월세 ‘오르막길’
  • 이정민
  • 승인 2024.03.18 20: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오피스텔 월세 0.22% 올라 9개월 연속 상승세… 1인 가구 주거비 부담 갈수록 커져

2030세대가 많이 거주하는 소형 오피스텔 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 이자 증가와 깡통전세 우려 등으로 월세 수요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이에 따라 소득이 적은 편인 사회초년생과 취업준비생의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오피스텔 월세 가격지수는 100.5 2로 2019년 7월(100.56) 이후 5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월세 가격을 기준점인 100으로 놓고 순수 월세·반전세 등을 합친 가격 변동을 나타낸 지수다.

또한 지난달 오피스텔 월세는 전월보다 0.22% 오르며 지난해 6월(0.02) 이후 9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살 형편이 안 되는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거주하는 경우가 많으며, 전용 면적 40㎡ 이하인 소형 오피스텔을 선호한다.

실제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조사에 따르면 오피스텔 거주 가구의 69.1%가 20~30대 청년층이며, 92.9%가 1~2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거주하는 면적은 79.8%가 40㎡ 이하인데, 1인 가구는 전용 40㎡ 이하 오피스텔 거주 비율이 90.3%로 압도적이며 2인 가구는 50.4%였다.

이처럼 울산에서도 청년층이 많이 사는 소형 오피스텔 월세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울산 지역의 전용면적 40㎡ 이하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100.74로 2020년 7월(101.27)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월급의 3분의 1 가까이를 월세로 내는 직장인 최모(30)씨는 “거주비 부담에 월세 계약이 끝나기 전까지 전세나 반전세를 구하지 못하면 본가로 들어가 회사까지 통근할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오피스텔 월세가격이 상승한 것은 전세대출 이자 비용이 월세보다 높아지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찾는 임차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집값 과열기였던 2020년 8월, 정부는 투기꾼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은 ‘주택 수’에 포함하는 규제를 도입하면서 오피스텔 투자가 급감하자 공급이 부족해져 월세가 더욱 치솟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처럼 오피스텔 신규 공급이 계속 정체된다면 기존 오피스텔을 두고 청년 세입자들이 경쟁하면서 월세는 계속 오를 것이며, 임대 물량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오피스텔 실거주자인 청년층들은 “청년층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오피스텔 공급이 원활해지도록 과감한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한편 지난달 울산 오피스텔 매매 가격지수는 99.22로 전달 대비 0.07% 내렸다. 이는 2022년 5월(-0.02) 이후 22개월 연속 내림세다. 또한 오피스텔 전세 역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오피스텔 전세 가격지수는 99.74로 전월 대비 0.19% 내려 매매와 함께 22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정민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