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3高에 울상 짓는 외식업계
인건비 부담·3高에 울상 짓는 외식업계
  • 이정민
  • 승인 2024.03.17 19: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식 물가상승률 4.4%로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1%p↑

-농축수산물·관리비 등 제반비용 상승 영향에 부담 커

-판매가격 인상 등 고민에도 고객 소비심리 위축 걱정

“식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인건비·관리비까지 생각하면 가격을 올리는게 맞지만, 쉽게 결정하기는 쉽지 않네요.”

고물가·고금리 현상으로 위축된 경기와 관리비·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울산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17일 울산 남구 삼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물가가 올라가니 외식하려는 손님은 줄어들고, 들어가는 비용은 계속 올라 가게 운영을 지속하는게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식품산업통계정보 사이트 더외식이 발간한 ‘2023 국내외 외식트렌드’에 따르면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기(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외식업체들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및 구인난과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시기인 엔데믹 때보다 매출이 감소했다는 응답은 39.7%로 전체적인 불황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고 시사했다.

또한 고물가 현상 속 회식이나 모임 등은 감소하고, 지인 중심의 외식 비중이 높아지는가 하면 외식·모임을 끝내는 시간도 짧아졌다고 분석됐다.

외식물가 부담으로 외식 횟수와 비용을 줄이는 등 소비자들의 행태도 변화했다.

외식업소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은 ‘식재료비 등 원주자재 비용상승(33.5%)’과 ‘물가인상(20.2%)’이 꼽힌다.

이는 그칠줄 모르는 원가 인상과 음식가격 인상 어려움은 식당 운영에 부담을 심화키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울산 소비자물가지수 중 외식 물가 상승률(전년 대비)은 4.4%로 전체 소비자물가(3.4%) 보다 1.0%p 높았다.

외식 물가의 상승세는 2021년 11월부터 2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세부품목 39개 중 17개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품목 중 설렁탕이 9.7%로 가장 높았고, 비빔밥 (8.9%), 치킨(8.4%), 김치찌개·된장찌개 백반(8.3%), 냉면(7.5%) 등 순이었다.

아울러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 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 지역 대표적인 외식 품목 6종의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6.41% 올랐다.

특히 비빔밥은 9천800원으로 지난해 2월(8천900원)보다 10.1%나 올랐다.

김치찌개는 8.1% 오른 8천원이고, 냉면은 7.5% 상승한 1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외식 물가 상승세는 외식품목 주재료인 농축산물의 오름폭이 지난해 9월부터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울산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11.7%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의 3.4배를 기록했으며, 이 중에서도 농산물 상승률이 20.5%에 달하고 있다.

아울러 전기·가스 요금 등 관리비와 인건비, 식재료 등 제반 비용 상승세를 고려하면 일부 가격을 올리더라도 여전히 외식업체의 부담은 만만치 않음을 방증한다.

이에 외식업체들은 오른 식자재비용 부담을 관리하기 위해 식재료 조정, 원가 인상률을 반영한 판매가격 인상 등을 고민하고 있지만 정작 고객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어 조심스럽다.

이런 상황 속 소비자들도 외식을 하기에 부담이 된다고 하소연 한다.

울산 남구 직장인 윤모(29)씨는 “월급날 기념으로 가족들과 함께 삽겹살을 먹거나 하면 4인 가족 기본으로 10만원은 생각해야한다”며 “또한 직장 동료들과 함께 술을 곁들이면 반반씩 낸다고 해도 비용 부담이 커져 집에 와서 냉동식품을 데워먹거나 배달 온 음식을 소분하는 등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