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40곳 늘려 기름값 부담 던다
알뜰주유소 40곳 늘려 기름값 부담 던다
  • 이정민
  • 승인 2024.03.1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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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류세 할인에도 중동 정세 불안에 휘발유 1천600원대

-산업부 “LPG·석유 가격 안정화 위해 정책 수단 총동원”

-가격 경쟁 밀려 폐업 늘어난 주유소 업계 반발 잇따라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안에 자영 알뜰주유소 40여곳을 추가 선정해 휘발유·경유 가격을 안정화한다.

일반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싼 알뜰주유소를 늘리는 방식으로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14일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등을 방문해 일선 현장의 석유·LPG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업계·공공기관과 함께 국내 석유가격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이 계속되면서 국제 유가가 최근 배럴 당 80달러를 웃돌고 있다.

또한 울산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정부의 유류세 할인에도 각각 1천600원, 1천500원대 고유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안 장관은 “정부는 물가안정을 민생경제의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석유·LPG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정책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며 “정유·LPG 업계가 상생의 정신을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이날 국민들의 석유 가격부담 완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지난해 10월에 이어 이번에도 ‘자영 알뜰주유소를 추가 선정하겠다’며 비교적 상세한 수치까지 공개했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에는 1만979곳의 주유소가 운영 중이다.

이중 알뜰주유소는 11.6%인 1천279곳, 산업부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자영 알뜰주유소가 395곳이다.

울산의 경우 현재 주유소 221곳이 영업하고 있으며, 알뜰주유소는 전체의 6.78%인 15곳으로 집계됐다.

산업부의 계획대로 40여곳이 추가 선정된다면 전국 자영 알뜰주유소는 현재보다 약 10% 증가하는 셈이다.

알뜰 주유소 증가로 운전자들의 기름값 걱정은 사그라들고 있지만, 주유소 업계의 반발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10월 한국주유소협회와 한국석유유통협회는 공동성명서를 통해 “알뜰주유소 확대는 유류가격 안정화보다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 간의 불공정 경쟁을 더욱 부추겨 석유유통시장을 더욱 왜곡시키고 일반주유소의 시장 퇴출을 부채질하는 반시장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석유공사와 석유유통협회 집계를 보면 2019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영업을 중단한 전국의 주유소는 1천73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알뜰주유소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경영이 악화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실제 14일 기준 울산 동구에 위치한 일반 주유소 한 곳의 휘발유 가격은 1천799원이지만, 알뜰주유소의 가격은 1천591원으로 약 208원 차이 난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알뜰주유소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발생한 부작용에 대해 정부에게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왔다”며 “알뜰주유소 정책을 개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반대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부는 불법 이력이 있는 1천600여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특별점검도 실시하고 있으며, 유가 상승기에 편승한 불법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단을 운영 중이다.

또한 LPG 가격안정을 위한 조치도 시행 중이다.

산업부는 LPG에 부과되는 관세를 올해 상반기에 기존 3%에서 0%로 인하했으며, LPG업계도 정부 노력에 발맞춰 국제 LPG 가격 상승에도 지난 4개월 간 LPG공급가격을 동결해왔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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