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성공원 일대 역사·문화공간 ‘신중하게’
학성공원 일대 역사·문화공간 ‘신중하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3.13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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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김두겸 시장의 야심작이기도 한 ‘학성공원 물길 복원 사업’의 밑그림을 13일 내놓았다. 이 사업은 ‘새로운 도시 공간 창출과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역사 관광자원 발굴’이란 뚜렷한 목표를 담고 있다.

이날 김 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밝힌 ‘학성공원 물길 복원 사업’은 일제 강점기인 1920년대에 태화강 제방을 쌓으면서 사라진, 태화강과 학성공원을 잇는 물길을 복원하고 학성공원 일대를 수변 역사·문화공간으로 꾸미는 의미 있는 사업이다. 투입될 예산이 5천900억원에 이른다니 그 규모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울산시는 그동안 퇴보의 내리막길만 걸어온 학성동 일원에 중흥의 새 바람을 불어넣으려면 과감하고도 창의적인 도시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이곳 구도심의 기능을 강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긴 했으나 태생적 한계로 인해 적극적인 추진이 어려웠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학성동 일원에는 30년 이상 된 1~2층 건축물(단독주택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슬럼화’ 느낌을 주기도 한다.

학성공원 물길 복원 사업의 기본구상은 아주 매력적이다 ‘기본방향’에는 △역사·문화가 공존하는 수변(워터프론트) 조성 △관광자원화를 위한 상징물(랜드마크) 조성 △물길을 활용한 안전한 도심 조성 등이 담겨있다. ‘주제(콘셉트) 및 공간구상’에는 △운하의 이국적 풍경과 문화가 공존하는 친수공간 △역사·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운하 이야기 공간 △도심 속 자연을 느끼는 녹색 거점(허브)공간 조성 등이 담겨있다.

특히 ‘관광자원화 방안’에는 △원형 다리, 폭포형 벽천, 아치형 다리, 수변 테마정원, 복합문화공간(국립성곽박물관 등), 수변 주제 문화거리 등의 상징물 조성 △기존 학성공원 역사·문화 순환길 등 주변 관광자원과의 연계방안 추진도 들어가 있다.

다만 유념할 일이 있다. 이 의욕적인 사업에 왜색(倭色)이 짙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써 달라는 것이다. 학성공원은 ‘울산왜성’이란 별칭이 의미하듯, 정유재란 때 피비린내 나는 ‘도산성전투’가 벌어진 역사의 현장이다. 중구가 왜장 가토 기요마사의 동상을 만들었다가 설치계획을 백지화한 전례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쇠퇴해 가는 학성공원 일대를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울산의 대표 수변으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김 시장의 이 같은 구상은 매우 참신해서 좋다. 그러나 그 실천은 올바른 역사 인식 하에 이뤄질 때 더 빛나는 법이다. 신중한 접근이 그래서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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