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수업교재 디지털 불법복제 성행
대학생들, 수업교재 디지털 불법복제 성행
  • 서유덕
  • 승인 2024.03.1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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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복사→PDF 파일 공유… “전공서적 1권에 3~5만원, 5~6 과목 수강땐 30만원 훌쩍”
11일 울산지역 한 대학교 서점에서 학생들이 도서를 구입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11일 울산지역 한 대학교 서점에서 학생들이 도서를 구입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대학생들이 비싼 책값 탓에 전공 서적 등 수업 교재를 디지털 파일로 불법 복제하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어 학생들의 인식 개선이 요구된다.

11일 찾은 울산지역의 한 대학교 교내 서점. 이곳은 신학기 들어 새 수업 교재를 사려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반면 교내서점과 마찬가지로 개강 시즌이 되면 학생들로 북적이는 대학교 인근 복사업체는 한산한 모습을 띄었다.

이에 대해 복사업체 사장들은 과거 교재를 책 형태로 불법 복사하던 학생들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교재를 온라인에서 PDF 파일로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 한 대학교에서 복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불법 복사를 요청하는 학생들이 있긴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급격히 줄었다”며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했을 때부터는 PDF 파일 형태로 스캔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교 인근에 있는 복사업체 사장 B씨는 “정부 단속이 심해지면서 절판된 경우를 제외하면 책을 복사해 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요즘에는 PDF 스캔본을 만들어 학생들이 돌려본다. 스캔본을 공유하는 것이 문제지 스캔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손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지난 1월 발표한 ‘2024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불법복제 이용률은 5년째 줄고 있지만 대학가 불법 스캔본은 여전히 활개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불법 출판 복제물 이용률은 2019년 26.8%에서 지난해 14.4%까지 꾸준히 감소했지만, 대학교재 전자 스캔본 파일 이용률은 61.9%로 여전히 높았다.

스캔본 교재 이용 과목 수는 평균 3개 정도였고, 전자스캔본 확보 경로는 ‘이메일, USB 등으로 주변 지인으로부터 공유받음’이 44.6%, 커뮤니티가 12.5%, SNS 5.4%였다.

지역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 C씨는 “전공 책 1권이 3~5만원 정도 하는데 5~6과목을 듣다 보면 교재 구입비로 20만원 넘게 지출해야 한다”며 “불법인 걸 알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 커뮤니티나 선배들에게 PDF 파일을 받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교재를 복사하거나 스캔해 공유하는 등 저작권법을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저작권보호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대학가와 대학 내 복사업체 등을 대상으로 오프라인 단속을 실시하고 있고, 최근 3년동안 1천300여건을 수거해 폐기했다.

또 매 학기마다 전국 300여 대학교에 별도로 저작권 보호와 관련한 홍보 포스터와 공문을 보내고 있다.

대학교재 PDF 파일 불법 복제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대학생들이 많이 쓰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을 통해 공지하고 있고, PDF 파일이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경우 삭제하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저작권 관련 인식 개선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유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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