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방파제 ‘기름값 효과’ 끝났나
물가 상승 방파제 ‘기름값 효과’ 끝났나
  • 이정민
  • 승인 2024.03.1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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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상승 영향에 석유류 물가 기여도 작년 7월 -1.46%p에서 지난달 -0.03%p에 불과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고공행진을 조금이나마 끌어내렸던 ‘기름값 효과’가 이제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동 불안,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연장 등으로 국제 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함께 오르는 기름값이 물가 안정을 막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석유류 품목의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8% 내린 120.91을 기록했다.

석유류 품목에는 휘발유, 경유, 등유, LPG 등이 포함된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 기여도는 -0.0 3%p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던 전체 소비자물가를 석유류 품목이 소폭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석유류 품목의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과 기여도는 지난해 2월부터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서부 텍사스 원유(WTI) 기준 2022년 배럴당 110달러를 넘기도 했지만 지난해 70달러선까지 안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6월과 7월 석유류 제품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26.8%, -27.4%를 기록했다. 이 결과 전체 물가를 1.43%p, 1.46%p 낮추며 지난해 6~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일시적으로 2% 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고금리와 내수 둔화에 따라 물가가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지만, 과일값 고공행진과 함께 향후에는 기름값이 물가 상승률 둔화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울산 기름값은 한 달가량 꾸준히 상승세를 보인다.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울산의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L당 1천624.2원으로 최근 2개월 중 저점을 찍은 1월 셋째 주 L당 1천535.5원은 7주 만에 L당 88.7원이나 올랐다.

또한 울산 주유소 경유 판매 가격도 L당 1천526.5원으로 지난달 둘째 주(1천495.8원) 이후 1천500원대에 안착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기름값이 지속해서 상승한 것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 우려 및 주간 원유 재고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입 원유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배럴당 81.5달러로 직전 주 대비 0.7달러 내렸으며, 같은 기간 국제 휘발유 가격은 2.2달러 상승한 97.5달러, 자동차용 경유는 1.9달러 하락한 104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휘발유·경유 국제 제품 가격이 계속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며 “향후 주유소 기름값은 상승 폭이 둔화하거나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최근 불안한 기름값이 물가 상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지난달 말 종료하기로 했던 유류세 인하 연장 조치를 다음달까지 연장했다.

이는 2021년 11월 유류세를 처음 내린 이후 2년 넘게 8회에 걸쳐 유류세 인하를 연장해 온 탓에 정책적 효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또한 유가 상승기에 편승한 인상 행위를 단속하기 위해 상반기 특별점검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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