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대 교수협, 집단 사직서 제출 합의
울산의대 교수협, 집단 사직서 제출 합의
  • 최주은
  • 승인 2024.03.10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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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서울아산·강릉아산병원 교수 254명 참여… “접수방안과 일정 추후 공지 예정”
전공의 파업이 20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까지 사직 의사를 밝히면서 울산대병원의 의료 공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최근 개최한 긴급총회 결과에 따르면 정부의 전공의 행정·사법조치에 반발한 울산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을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이날 긴급총회에는 울산대·서울아산·강릉아산병원 3개 수련병원 교수 254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비대위는 “울산의대 전 교원은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며 “사직서는 각 병원 비대위에 자발적으로 제출하되 접수 방안과 일정은 추후 공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사직서 제출과 함께 교수들이 병원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환자 진료에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응급·중환자실 등 고난도 입원 환자 진료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순차적인 진료 축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번 회의에서 국제노동기구(ILO)에 정부의 전공의 사법처리 상황을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전공의협의회에서 제소 준비를 마쳐 비대위 차원에서는 제소하지 않기로 했다.

또 현장에 남은 의료진의 번아웃과 이탈 위기 등을 우려해 병원 측에 대체인력 확보와 진료기능 축소 등을 건의하기로 했다.

수련의와 전공의 업무환경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법 개정과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빅5’ 병원 비대위·교수단체와 연대해 이들이 현장에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이탈한 상황에서 외래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교수들마저 사직할 경우 중증, 위급환자의 수술과 입원치료 등의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울산대 의대 전임 교원은 약 650명인데 지방인 울산대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담당하는 교수만해도 약 152명에 이른다.

울산지역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울산대병원은 이미 전공의 이탈 여파로 입원 환자 20%가 감소하고 수술 환자도 기존에 비해 50% 줄었다. 여기에 교수들의 사직까지 이어지면 병원 경영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

이미 울산대병원은 지난 8일부터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하기로 했다.

울산대병원은 사내 소식지에서 “현재 병원은 전공의 부재 등으로 인한 수술 및 입원환자 감소에 따른 경영악화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비상 경영체제 전환을 통한 긴축 재정과 운영 효율화 방안 실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직원 여러분의 양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병원은 병동 통합과 함께 △직원 대상 휴가 사용 촉진 △무급휴가 도입 예정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번 결정이 노동조건 악화와 임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병동 통합 규모 등 구체적인 지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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