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조선을 미술로 들여다보는 근대미술전
일제강점기 조선을 미술로 들여다보는 근대미술전
  • 김하늘
  • 승인 2024.03.10 19: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청소년차오름센터, 17일까지 ‘일본 근대미술가들-조선을 그리다展’… 70여점 작품 전시
홍우백作 ‘정물화’.
홍우백作 ‘정물화’.

우리나라 근대미술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식민지와 전쟁이라는 혼란 속에 근대를 건너뛰고 바로 현대로 이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년간 일본인 화가가 그린 우리나라 근대미술 작품을 수집한 구철회 수집가가 울산시 옥동에 위치한 청소년차오름센터에서 지난 6일부터 오는 17일까지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생활했던 일본인 화가, 미술교사 및 조선미술전람회 심사위원으로 조선을 방문한 거장이 그린 조선의 풍경, 인물 작품 70여점을 선보이는 ‘일본 근대미술가들-조선을 그리다展’을 펼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현재 울산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하고 있는 ‘한국 근현대미술 흐름’ 전시작과 가운데 같은 시기 이념의 희생양이 된 천재 화가 홍우백과 그의 스승 후지시마 다케지, 야마다 신이치 등 일본인 화가가 그린 주옥같은 근대미술품을 볼 수 있다.

근대미술의 구분에 대해서는 명료하지 않지만 대략적으로 ‘19세기 후반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는 1945년 전후’로 정의하고 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가 이에 해당된다.

1909년 이후 많은 일본인이 조선을 방문했으며, 다음해에는 일본인 이주자가 17만명, 1940년에는 70만명으로 늘어났고, 이러한 배경과 더불어 많은 일본 근대미술가의 이주가 있었다.

종군화가 및 삽화, 관광 등 기타의 목적으로 조선을 방문한 근대미술가의 수도 증가하게 됐다.

이때 우리나라 미술가(이인성, 이중섭, 김환기, 오지호 등)들도 일본에 유학해 미술교육을 받았음에도 한국 근대미술사는 일제강점기라는 어두운 역사를 떠올린다는 명분으로 금기시됐으며, 그로인해 근대미술은 큰 공백을 갖게 됐다.

또 1945년 해방을 맞아 일제강점기 지배에 대한 분노의 표출로 일본의 흔적을 지울 때 일본 근대미술가들이 남긴 작품은 중요하게 취급하지 않아 파손해 불태워 남은 작품은 극히 적은 수에 불과했다.

곧 이어 벌어진 6·25전쟁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일본 근대미술가의 작품은 대부분 사라지는 운명을 맞아 일본 근대미술가의 작품은 전무한 상태가 됐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유일하게 일본 근대미술거장들의 작품 198점을 소장하고 있지만 이것은 대한제국시절 영친왕이 일본정부의 추천으로 구입한 작품이다. 모든 작품이 조선의 인물, 풍경과는 무관하며 단 4점만이 조선을 표현하고 있다. 전쟁에서 패망한 일본 역시 일제강점기 조선에서 거주했던 근대미술가 대다수가 일본 미술계에서 사라져 찾아볼 수 없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일본 근대미술가 작품 70여점 중 1점은 일본 유형문화재급 작품으로 몇 작품은 잡지에 소개된 일본 근대미술거장들의 작품으로 조선의 인물, 풍경 등이 잘 묘사돼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구철회 작가는 “근대미술품은 거의 남아있지 않기에 대부분의 사람은 근대미술작품이 어떤 것인지 모르고 작품을 본적이 없어 한국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청소년에게 일본 근대미술가들이 남긴 근대조선의 풍경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번 전시는 후지시마 다케지의 ‘조선부인-엄선월’과 야마다 신이치의 ‘소록도 풍경’, 홍우백의 ‘정물화’는 한국과 일본을 대표했던 거장들의 작품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한국 근대미술에 큰 영향을 준 스승과 제자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하늘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