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렬 시인, ‘그늘’ 중의적 표현 살린 시집 출간
김성렬 시인, ‘그늘’ 중의적 표현 살린 시집 출간
  • 김하늘
  • 승인 2024.03.06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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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 시집 ‘가족의 그늘’… 진정성 있는 고백 통해 공감 전달

 

‘봄바람에 이끌려/뒷산에 허리 굽혀 올랐다//바위에 엉덩이 반쪽 걸치고 앉아/양지바른 무덤가 주변에 핀/할미꽃을 보았다//무지렁이 아버지와 결혼한 엄마/호롱불 밑에서 밤새 삯바느질하시다/폭삭 늙었다//봄에 피었다 지는 할미꽃처럼/엄마도 그렇게 지셨다’(가족의 그늘 중 ‘할미꽃’)

 

김성렬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가족의 그늘’.

 

울산에서 활동하는 김성렬(사진)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 ‘가족의 그늘’이 시인동네 시인선 225으로 나왔다.

이번 ‘가족의 그늘’의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그늘’이다.

‘그늘’은 상반된 의미를 지닌 단어로, 김 시인은 이를 통해 시적 표현을 다채롭게 전달하고 있다. ‘그늘’이라는 단어는 관형어에 따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갖는데, 김성렬 시인은 이를 통해 중의적이면서도 긍정적인 대상의 보호와 혜택을 표현하고 있다.

김 시인의 시는 삶의 그늘이 거느리는 넉넉한 힘으로 존재하며, 이는 시간이 마모시킨 삶의 흔적을 이해와 배려가 어우러진 삶가움으로 치환시켜 나가는 힘이기도 하다. 그의 시는 무엇보다도 진정성 있는 자기 고백을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성찰과 공감을 전달한다.

신상조 문학평론가는 저자의 작품에 대해 “김 시인의 시가 그려내는 세상살이의 풍경이 밝고 환한 빛으로 가득한 건 아니지만, 그 삶의 풍경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늘이 종국에는 내면적인 힘으로 단련된 생의 에너지로 전이된다”며 “인생은 그렇듯 자애롭게 품으며 이해하고 참아야 눈부시게 아름다운 건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손에서 시를 내려놓지 못하는 것은 내가 살기 위함이다. 시를 쓸 때만이 살아 있음을 느낀다. 그런 날들이, 그런 사람들이, 그런 사물들이 내게로 오는 순간을 기다리는 일이 일상이 됐다. 나는 시의 힘을 믿는다. 나의 이후는 이전보다 더 뜨거울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렬 시인은 경북 영덕에서 태어나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정을 졸업했다. 2008년 ‘시평’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종점으로 가는 여자’, ‘본전 생각’, ‘나의 꽃이 너의 꽃이 되었다’, ‘자화상’ 등이 있다.

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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