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에 수북히 쌓인 불쏘시개 ‘종이상자’...울산지역 대형마트 ‘안전불감증’ 여전
지하주차장에 수북히 쌓인 불쏘시개 ‘종이상자’...울산지역 대형마트 ‘안전불감증’ 여전
  • 최주은
  • 승인 2024.03.03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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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화재 위험땐 즉각 현장 조치 중”
3일 찾은 울산시 북구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 소화전 인근에 종이 상자들이 쌓여 있다.
3일 찾은 울산시 북구의 한 대형마트 지하주차장 소화전 인근에 종이 상자들이 쌓여 있다.

 

“주차장인지, 창고인지 모르겠네요. 이러다가 불이라도 나면 더 큰 불로 번지는거 아닌가요?”

울산지역 내 대형 판매시설들이 정해진 공간이 아닌 곳에 물류를 적재하는 등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2년 8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대전 현대아웃렛 화재 때도 지하주차장에 놓인 상자 등이 불쏘시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3일 찾은 울산시 남구의 한 대형마트. 이날 이곳 지하주차장에는 수백개의 상자가 쌓여있었다. 상자에는 신발, 의류 등 불에 타기 쉬운 물건들이 담겨 있었다.

보통 면화나 고무, 종이 박스 등은 일정 수량 이상이 되면 불이 빨리 번지고 진화가 어려운 물질인 ‘특수가연물’로 분류된다.

해당 대형마트는 그러한 특수가연물로 분류되는 종이 상자들을 무방비 상태로 겹겹이 쌓아 올린 채 보관하고 있었다.

이에 안전을 위해서라도 지하주차장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을 보기 위해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 A씨는 “화재가 났을 때 종이 박스 때문에 더 큰 불로 번질 수 있을 것 같다”며 “소홀한 안전관리와 안전불감증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북구의 한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이곳 주차장에는 종이박스 뿐만 가전제품까지 적치돼 있어 하역장을 방불케 했다.

또 비닐이 종이 박스를 감싸고 있어 화재 발생시 큰 불로 번질 우려가 있어보였다.

이와 관련해 해당 대형마트 관계자는 “자체 행사나 정기 세일 기간이면 많은 물건들이 들어와 주차장에 임시로 쌓아놓는 경우가 있다”면서 “다만 상품 검열을 마친 후 바로 해당 브랜드에서 물건을 가져가기 때문에 오랜 시간 이곳에 보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백화점, 대형마트 등 판매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총 50건이다. 한 달에 약 1번 판매시설에서 불이 나고 있는 셈이다.

소방당국은 종합정밀점검 시 화재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현장에서 즉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북부소방서 관계자는 “대형 판매시설 점검 시 피난구 혹은 옥내 소화전 근처에 물품을 적재해 놓았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또 현장 점검 시 종이 박스 등으로 인해 화재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이 생기면 현장에서 즉각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주차장법 부설주차장에 관한 법률’ 제19조 4항에 따르면 ‘부설주차장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를 어겼을 경우 해당 지자체는 주차장 관리 책임자에 이행 강제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최주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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