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유혹을 이겨내려면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려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3.0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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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연초에, 학생들은 새 학년을 맞는 3월에 가장 많이 쓰는 사자성어 중 하나가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작심삼일’은 목표를 향해 단단히 먹은 마음이 사흘을 채 가지 못한다는 뜻으로, 결심이 굳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하지만 단 3일에 그치는 ‘작심’을 자꾸만 계속해 작심 일주일, 작심 한 달, 작심 일 년으로 이어간다면, 그다지 굳건하지 않게 시작한 자신의 마음도 어느새 느슨한 채로 계속 이어져 내가 원하는 목적지에 이를 수도 있지 않을까.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할까? 말까?”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岐路)에 서기 때문이다.

그러면 ‘작심삼일’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 두말할 것 없이 유혹이다. 성경에서는 천사와 악마를 대비해 악마의 유혹을 묘사하고 있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아담과 이브’의 사과나무는 인류의 기원과 인간의 타락에 대한 비유적인 이야기다. 하느님은 천지를 창조하고 아담과 이브를 창조하여 에덴동산에 두었다. 에덴동산에는 특별한 지식의 나무가 있었다. 뱀으로 변장한 악마가 이브에게 “지식의 나무에서 사과를 따 먹으라.”고 유혹한다. 이브는 뱀의 유혹에 빠져 사과를 따게 되었고 아담도 함께 먹었다. 사과를 먹음으로써 아담과 이브는 죄를 범하게 된다. 그들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멀어져 에덴동산에서 추방된다. 그 후 인간은 죄와 타락의 영향을 받게 되었고, 무지에서 깨어나 선과 악을 알게 되었다.

종교를 믿지 않더라도, 인간이란 존재 안에는 천사와 악마가 더불어 함께 숨 쉬며 살아간다는 걸 부정하기 어렵다. “욕망을 억제하고 이성에 근거해 살아야 한다.” 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탐욕은 인간의 본성이니 굳이 욕망을 거부하지 말라.”는 정반대의 속삭임이 하루에도 몇 번씩 번갈아 가며 우리의 귓가를 어지럽히지 않는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덥거나 춥거나 새벽 일찍 일어나 만 보 걷기 운동을 하는 필자에게 추운 겨울날이면, “날씨도 춥고 구질구질하니 오늘 하루는 일어나지 말고 따뜻한 이불 덮고 더 자거라.” 하는 유혹의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틀림없이 내 마음엔 천사와 악마가 병존(竝存)한다.

인간은 누구나 순간적인 만족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가치 있는 만족을 위해선 끊임없이 찾아오는 달콤한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순 시기에 들은 신부님의 강론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첫째, 유혹은 무조건 무시해야 한다. 유혹은 언제나 달콤하고 매력적이며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유혹이 다가오면 눈 질끈 감고 그 현장에서 속히 빠져나와야 한다. △둘째, 한가할 틈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아야 한다. 한가하면 온갖 잡생각이 날아든다. 나일론 공상에 빠지기도 하고, 특히 요즘엔 도박게임이나 마약 같은 유혹이 넘쳐난다. 항상 그날그날 계획을 세워 촘촘하고 보람되게 생활하자.

△셋째, 마음이 맞는 선한 사람들과 함께 행동해야 한다. 혼자 있을 때 유혹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진리다. 그래서 겉바속촉한 사람과의 동심동행(同心同行)이 필요하다. △넷째, ‘말’조심을 하자. 무심코 한 말이 듣는 사람에게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비수가 될 때가 많다. 그래서 마음으로 세 번 더 생각하고 얘기하자. 특히, 뒷담화는 절대 금물이다. 뒷담화는 대부분 험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가 없다.

악마의 목소리는 매우 유혹적이기에, 악에 빠져서 다른 사람을 도구처럼 대하게 만든다. 특히, 주변의 누군가가 악덕(惡德)한 행동을 하는 걸 목격할 때 더욱 그렇다. 우리는 “못된 사람들이 어쩌면 저렇게 성공할 수 있을까?” 하면서 그런 사람들을 싫어한다. 하지만 그들을 향한 부정적인 감정은 오히려 한편으론 그들의 행동을 따라 하고 싶게 만든다. 정직함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정신 차렸을 때는 이미 그들의 악에 물들고 난 이후다. 주변 누군가가 악덕인데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으면, 결국 자신도 모르게 오염되기 쉽다.

이동구 독자위원장·RUPI사업단장, 4차산업혁명 U포럼 위원장, 한국화학연구원 명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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