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새이름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국보 새이름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26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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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등 울산의 국보 2점 가운데 울주군 천전리의 암각화 유적만큼 이름이 자주 바뀐 경우는 드물지 싶다. 학계에서 ‘(울주) 천전리 각석’으로 불리던 이 국보의 이름은 앞으로 ‘울주 천전리 명문(銘文)과 암각화(岩刻?)’로 불리게 된다.

지난 1973년 5월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은 그림만 새겨진 바위는 아니다. 이를 발견하고 연구한 학자들이 편의상 ‘각석(刻石=새길 刻+돌 石)’이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그대로 굳어진 채 내려왔을 뿐이다.

“지난 1973년 국보 지정 당시에는 기하학적 문양 등이 표현된 암각화보다는 제작 시기와 내용이 명확한 신라시대 명문이 학술 가치를 높게 평가받아 ‘각석’이라는 명칭이 붙었다. 이후 다양한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학계에서도 ‘각석’보다 포괄적·보편적 명칭인 ‘암각화’가 더 적절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울산시의 설명이다.

시의 설명대로 국내 암각화 유적 약 30곳 가운데 ‘암각화’가 아닌 ‘각석’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유적은 천전리가 유일하다. 그러나 울산의 국보 2점의 유네스코 등재가 추진되면서부터 상황은 달라진다. ‘대곡천 암각화군’에서 ‘대곡천의 암각화’로 개명(改名)을 하게 된 것이다.

“울산시는 현재 추진 중인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명칭인 ‘반구천의 암각화’로 두 유산의 명칭을 통일해 동일유산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세계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시가 덧붙인 설명이다. 이는 ‘천전리 각석’이란 이름을 ‘천전리 암각화’로, 다시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을 법하다.

‘천전리 각석’, ‘천전리 암각화’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로 고쳐 부르기로 한 배경도 흥미롭다. 울산시는 “선사시대~신라시대의 생활상을 모두 엿볼 수 있는 문화유적의 학술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이자 예술가인 성파 큰스님을 비롯해 많은 학계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성파 큰스님의 조언까지 들은 시는 필요한 다음 절차를 거쳐 지난해 7월 19일 문화재청에 명칭 변경을 신청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8월 울주군 천전리에서 현지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15일에는 문화재위원회가 이 안건을 심의한 끝에 울산시의 명칭 변경 신청을 승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은 절차는 오는 28일 승인 사실을 문화재청 관보에 게재하는 일뿐이다.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지니는 의미를 정확하게 알려 울산을 진정한 문화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 앞으로 울산이 산업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더 큰 울산‘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문화·예술에 분야에도 관심이 깊어진 김두겸 울산시장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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