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덕의 역사칼럼] 중국은 역사상 한국의 일부였다 ③
[배종덕의 역사칼럼] 중국은 역사상 한국의 일부였다 ③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2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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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침탈해서는 안 된다고 누누이 강조해온 심백강 선생의 질의서는 다음과 같았다.

“한국사가 중국사에 귀속된다는 주장은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 만들어 낸 허무맹랑한 이론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이를 학계의 일부 의견일 뿐 중국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고 일관되게 부인해왔다. 그런데 이번에 시진핑 주석이 ‘한국은 역사적으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한 발언이 전해짐으로써 동북공정이 중국 정부가 주도한 역사침탈의 마수였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특히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사드의 한국 배치를 저지할 명분으로 동북공정의 조작된 역사를 활용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는 한국의 일 만 년 주권국가에 대한 역사침략이자 동아시아 문명의 종주국인 한국의 영토주권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팔천만 우리 한민족은 이를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동북공정이 소수민족의 독립을 막고 내부적으로 중공의 모든 인민을 결속하기 위한 중공의 일부 학자들의 주장인 줄 생각했으나 그것이 아니었다. 중국 정부의 주장이었다는 것이 드러났으므로 우리는 시 주석의 근거 없는 망언을 규탄하고 다음과 같이 공개 질의한다.

첫째, 한무제(漢武帝) 시대에 고조선의 영토 서쪽 일부가 중국의 한사군(漢四郡) 지역으로 편입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때 한사군은 오늘날의 한반도 지역이 아닌 중국의 하북성 북경시 부근이었다. 그것은 전한서의 ‘동쪽으로 갈석산(碣石山)을 지나서 현도 낙랑군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잘 증명한다. ‘한사군이 한반도의 중심부에 설치되어 중국 영토의 일부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일본의 식민사관과 중국의 동북공정이 조작한 이론일 뿐 역사의 진실이 아니다. 오늘날의 남북한지역이 역사상 한족(漢族) 정권의 지배를 받은 날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시 주석은 한반도가 중국 한족 정권의 일부가 된 사실을 문헌적으로 확실한 근거가 있다면 제시해 주길 바란다. 다만 송대(宋代) 이전 자료여야 한다. 명청(明淸) 시대 자료는 역사 왜곡이 많기 때문이다.

둘째, 산해경(山海經)에는 ‘발해의 모퉁이(즉 지금의 발해만 일대)에 고조선이 있다’는 기록이 있다. 송대에 국가에서 편찬한 <무경청요(武經摠要)>를 보면 ‘북경 북쪽에 조선하(朝鮮河)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송대의 4대 사서 중의 하나인 <태평환우기(太平?宇記)>에는 ‘(지금의 하북성인) 진황도시(秦皇島市) 노룡현(盧龍縣)에 조선성(朝鮮城)이 있었다’고 실려있다. 1천500년 전 선비족 모용은(慕容恩)의 비문에는 ‘하북성 북경 부근에서 고조선이 건국되었다’고 적혀있다.

지금 중국의 수도가 있는 북경 일대는 일찍이 고조선의 영토였으며, 한무제가 이 지역을 침략하여 잠시 한사군을 설치했으나 광개토대왕이 다시 회복하여 고구려의 영토가 되었다. 수양제(隋煬帝)는 제1차 고구려정벌에 나서면서 내린 ‘벌(伐)고구려조선서’에서 고구려의 ‘보잘것없는 무리들이 혼미하고 불공스러워 발해와 갈석산 사이에 모여 살고 있다’고 말했다. 수나라가 정벌한 고구려가 당시 한반도 지역에 있었다면 수양제가 어떻게 고구려를 가리켜 ‘발해와 갈석산 사이에 모여서 살고 있다’고 말했겠는가? ▶④로 이어짐

배종덕 역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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