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진료차질 없지만… 줄 잇는 전공의 사직서
당장 진료차질 없지만… 줄 잇는 전공의 사직서
  • 최주은
  • 승인 2024.02.20 2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대병원 48명 추가로 제출현재 ‘의사인력 20%’ 83명 동참병원측 근무조정 등으로 대응중“의료공백 사태 대비 위해 최선”
20일 울산대학교병원 접수창구에서 환자들이 진료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20일 울산대학교병원 접수창구에서 환자들이 진료순번을 기다리고 있다.

 

“갑상선암 수술을 앞두고 있어요. 다행히 수술 날짜가 연기되진 않았지만, 마음을 놓을 수가 없네요.”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울산대학교병원 전공의 126명 중 8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아직 진료 차질은 빚어지지 않고 있다.

20일 오전 찾은 울산대학교병원. 이날 이곳 로비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들로 가득 찼다. 진료접수 창구에는 수많은 환자들이 오갔지만 큰 잡음은 없었다.

출산을 앞두고 있는 산모들은 정상적으로 출산이 이뤄져 의료공백이 아직 체감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울산대병원 산부인과에 입원 중인 산모 A씨는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냈다고 해서 긴장을 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우려와 달리 출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너무 다행이지 않냐”고 말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돼 향후 병원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울산대병원에서 오는 26일 수술 예정인 한 갑상선암 환자는 “수술 전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며 “다행히 수술 날짜가 미뤄지진 않았지만,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한 달간 갑상선암 수술 날짜만 기다리며 버티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소속 전공의 126명 중 83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 19일 35명이 사직서를 냈으며, 20일 추가로 48명이 사직서를 냈다. 이는 병원 전체 390여명 의사 인력의 20%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사직 사유로는 모두 개인 사정을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공백을 우려한 교수들이 미리 근무 일정을 조정하는 등의 방법으로 다행히 현재까지는 수술 지연 등 별다른 진료 차질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 측은 2~3일 정도는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상황이 지속되면 진료 일정 조정 등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추가로 사직서를 제출할 전공의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3일 정도는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이 지속된다면 진료 일정 조정 등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의료 공백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조정 중이다”며 “전공의 빈자리에 대체 인력으로 교수진을 투입하고, 응급·중증 환자 위주로 우선 진료함으로써 진료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의 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소방본부는 이날 시청 2별관 5층 작전실에서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구급활동 대책 비상대책반 운영·집단 행동 대비 119구급활동 대책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응급 환자 이송 지연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됐다.

울산소방본부는 응급환자 이송대책으로 경증환자는 응급의료기관 및 응급의료시설로, 준중증환자는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우선 이송 등 적절한 환자 이송을 하고 구급상황관리팀의 의료상담 및 처치 안내를 강화했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경증 환자의 경우 119구급차 이용을 자제해 주길 바란다”며 “시민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공백이 최소화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더불어 울산경찰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병원에 기동대 1개 제대를 배치했다.

최주은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