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호소 “HD 입찰배제 안돼”
국회의원의 호소 “HD 입찰배제 안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2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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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 2인이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방위사업청의 계약심의위원회 개최와 유관한 회견 자리였다.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과 권명호 의원(울산 동구)이 비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울산의 상징적 대기업 HD 현대중공업이 정부의 해양방위산업체 선정 대상에서 제외될지 모를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었다.

기자회견에서 두 의원은 HD 현대중공업이 해양방위사업 수주전에서 배제돼선 안 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HD 현대중공업은 1980년 최초의 국산 전투함인 ‘울산함’을 건조한 이후 현재까지 함정 110여 척을 건조한 대한민국의 최고의 해양방위산업 기업이다. 해양방위산업 발전을 위해 HD 현대중공업의 책임과 역할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

두 의원은 또 “HD 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부의 매출은 1조 원, 고용인원은 1천700명에 달하고 2030년까지는 매출은 2조 원, 고용인원은 2천500명까지 늘어난다”면서 “HD 현대중공업이 울산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두 의원은 이어 “방위사업청이 울산지역 경제는 물론 대한민국 안보와 정부의 목표 ‘세계 방산 시장 4강’을 고려해서라도 현명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여기서 잠시, 방위사업청이 오는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왜 여는지, 그 성격을 미리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채익, 권명호 두 의원에 따르면 위원회가 논의하려는 것은 2014년에 발생한 ‘보안 사고’에 따른 HD 현대중공업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여부다. 두 의원은 바로 이 문제에 대기업의 사활과 지역 경제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보고 입찰배제만은 말아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해당 보안 사고로 HD 현대중공업이 이미 1.8점 감점을 감내하며 입찰에 참여하고 있는데도 입찰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처분이 내려진다면 수많은 근로자와 가족의 삶이 생사기로에 놓일 것이다.” 이채익, 권명호 두 의원의 지론이자 마지막 하소연인 셈이다. 예측 수치가 다소 어긋날 수는 있어도 HD 현대중공업의 해양방위사업 입찰배제가 울산에 미칠 부정적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를 예측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HD 현대중공업이 이른바 ‘보안 사고’라는 원죄를 10년 전인 2014년에 저지른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방위산업 기술의 노하우는 유사시에 대비해서라도 예비·분산의 원칙에 따라 배분하는 것이 국익 차원에서라도 현명한 일이라고 믿는다. 27일의 방위사업청 계약심의위원회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 주기를 울산시민의 이름으로 간절히 요청한다. 이 절박한 문제를 현 정부도 가볍게 여기는 일이 없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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