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물길 이야기] 달빛·물빛 ‘안동물문화관’이 역사 속으로
[말글물길 이야기] 달빛·물빛 ‘안동물문화관’이 역사 속으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20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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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물 문화를 창출하면서 댐으로 인한 갈등 해소를 주도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호수도시다. 안동지역이 중심이 되어 전국 댐 지역의 민의를 모았다. 건설관리 위주의 특정 다목적댐법(제1785호)을 폐지하고 댐 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제6021호)의 제정과 시행을 주도했다. 댐 지역 지원체계가 처음으로 구축됐다.

1979년, 안동대에 민속학과(현 ‘문화유산학과’)가 개설됐다. 이 학과는 물에 잠긴 문화유산을 기록하고 보전하고 전파한다. 연구 책자나 아카이브(archive) 등 다양한 형태로 박물관 등과 손을 잡고 전시를 한다. 1992년에는 안동민속박물관(현 ‘안동시립박물관’)이 건립됐다. 안동의 유불선(儒佛仙) 관련 민속문화를 선보이는 전시 전문박물관으로, 실내와 야외로 나뉘어 있다.

2000년대 들어 댐 하류의 관광자원화가 본격 추진됐다. 2003년, 월영교(月映橋)가 놓였다. 달빛 나무다리다. 길이 387m, 너비 3.6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목책인도교다, 안동호 아래로 흐르는 낙동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임청각(臨淸閣)과 안동민속박물관을 연결하는 댐 하류 둘레길이 처음 생겼다. ‘안동물문화관’은 2007년에 개관했다. 안동지역의 대표적 문화전시시설로, 안동댐의 역사와 생태, 지역 문화 등을 소개하는 전시관과 전망대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월영교에서 법흥교까지 2km에 이르는 ‘호반 나들잇길’은 2013년에 조성된 강가 산책로다. 조정지댐길, 월영교, 영락교, 댐마루길 등과 연결되어 다양한 둘레길을 걸을 수 있다. 2015년 댐마루 입구에 ‘세계물포럼기념센터’가 세워졌다. ‘안동 비밀의 숲’이라는 불리는 낙강물길공원은 2018년에 조성됐다. 2019년에 조류 탐방공원이 생겼다. 백로, 왜가리, 민물가마우지, 청둥오리 등을 볼 수 있다. 2022년에 마뜰 보행교가 새로 생겼다.

옛 안동역에서 신세동 벽화마을, 임청각, 법흥사지 7층 석탑, 안동물문화관, 월영교, 낙강물길공원, 안동루, 댐마루, 조류탐방공원, 세계물포럼기념센터, 안동시립박물관, 야외박물관, 문보트, 호반 나들잇길 등 밤낮으로 걸어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안동문화관광단지, 유교랜드와 이어져 있다. 댐 하류의 관광자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안내지도가 있다.

안동지역의 물문화관은 지역 댐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안동물문화관’이라고 불렸다. 좁게 댐을 알리는 것보다 널리 안동문화를 알려야 한다는 지역민의 뜻이 반영됐다. 반달이 누워있는 모습이라 별칭으로 ‘와월루(臥月樓)’라 불렸다. 그간 안동의 대표 문화기관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국토 종주 낙동강 자전거길(389km)의 출발지였다. 그 기능을 다 해 올해부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24년에 낙동강 하늘을 가로지를 다리가 생긴다. 중앙선이 폐선되고, 임청각이 독립운동의 성지로 복원되고 있다. 안동댐 하류에 역사, 문화, 관광, 생태, 치유의 문화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를 활성화하는 많은 일들이 벌어질 것이다.

이제 사라진 안동 물문화관 공간은 안동문화의 고래(古來), 금래(今來), 미래(未來)를 담고 펼치고 여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달빛(月映)과 물빛(水光)이 어우러진 낙동강을 노래하리라….

윤원기 물얘기꾼·漢詩완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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