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 지켜달라”는 울산시장의 호소
“의료현장 지켜달라”는 울산시장의 호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19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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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기 싸움이 ‘강 대 강’ 대립으로 치달으면서 의료소비자들의 걱정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러나 ‘내가 총대를 메겠다’고 나서는 중재자도 없어 갈등의 골은 깊어만 가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런 가운데 뜻밖의 사직 사유가 고개를 들었다. “기저질환으로 인한 가슴 통증으로 장시간 근무가 어려워 사직합니다.” 전국 병원의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이 집단사직을 시작한 19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전공의가 행정실에 냈다는 사직서의 내용이다.

최근의 의료계 사태는 주식시장의 테마주도 요동치게 했다. 의료대란이 가시화한 이 날 국내 증시에서는 원격의료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케어랩스(병원 예약 플랫폼 ‘굿닥’ 서비스 운영)는 전 거래일보다 29.84%나 오른 7천440원에 장을 마쳤다.

전자의무기록(EMR) 솔루션 사업과 진료 예약 서비스 ‘똑닥’을 운영하는 유비케어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오케이 닥’과 ‘바로닥터’를 서비스하는 인성정보와 비트컴퓨터의 주가도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보였다. 원격진료·비대면의료 관련주들의 주가는 지난주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의료계 상황이 악화하는 가운데 김두겸 울산시장이 19일 ‘의료현장을 수호해달라’는 내용의 서한문을 지역 의사단체에 보냈다. 이 서한문은 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우려하면서 지역 의사단체와 전공의들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을 담았다.

김 시장은 서한문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은 양질의 진료환경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료 정책의 혁신과제”라고 운을 뗀 뒤 “의료계에서 봤을 때 여러 가지로 불만족스럽고 우려가 존재한다는 것도 충분히 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시장은 “지난 28년간 묵혀 놓았던 과제가 어렵게 출발 선상에 올라온 만큼 정부와 의료계, 국민이 모두 만족하는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소통을 통한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은 끝으로 “시민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슬기롭고 강인하게 극복할 수 있었던 의사단체의 빛나는 노력에 감사하고 있다”면서 “내 가족이 아플 때 믿고 달려갈 수 있도록 지금처럼 환자의 곁을 지켜달라”며 의료공백을 메우는 일에 최대한 협조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이 같은 김 시장의 당부가 지역 의료현장에서 어느 정도 설득력 있게 먹힐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울산대병원 전공의 126명 중 35명이 집단사직에 동참하기로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집단사직 동참 의사를 밝힌 전공의가 126명 중 35명(27.7%)이라면 4명에 1명꼴이니 그리 적은 숫자도 아니다.

울산시도 대학병원도 의료공백 최소화 대책을 미리 마련해 놓은 것으로 안다. 그렇다고 사태가 곧바로 나아지리란 보장은 없다. 시는 중앙정부의 눈치만 살피기보다 집단사직 동참 의사를 밝힌 지역 전공의들의 설득에 좀 더 적극성을 띠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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