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노조 가세, 울산 노동계 연초부터 ‘후끈’
플랜트노조 가세, 울산 노동계 연초부터 ‘후끈’
  • 이상길
  • 승인 2024.02.14 2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가 14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플랜트현장 외국인력 도입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노총 울산본부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가 14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플랜트현장 외국인력 도입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노총 울산본부

-플랜트건설현장 외국인력 도입 반대 ‘총력 투쟁’목소리

-화물연대, 한국알코올 울산공장 운송거부 34일째 장기화

-지지후보 당선 출정식 등 총선 향한 노동계 움직임도 분주

울산지역 노동계가 연초부터 유난히 시끌벅적하다. 겨울은 노동계도 동면에 들어가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돌발 이슈와 4월 총선 등으로 인해 연초부터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지역 노동계를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사업장은 한국알콜산업 울산공장. 국내 유일의 공업용 에탄올 생산 업체로 울산공장 화물운송 기사들의 운송 거부 사태가 14일로 34일째를 맞고 있다.

민주노총 화물연대는 이날도 울산공장 앞에서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갖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공장 화물운송 기사들이 운송을 거부하게 된 데는 조합원 복직이라는 돌발 이슈 때문. 지난해 11월 7일 화물연대 소속 노조 조합원 50대 A씨가 30대 비조합원 B씨와 업무 배차 문제에 대한 이견 차로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 문제로 이어지게 됐다.

당시 회사 측은 운송사의 규칙에 따라 폭행을 가한 조합원 A씨에 대해 무기한 배차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A씨는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하지만 노조는 “계속되고 있는 회사 측의 조합원 괴롭히기”라며 회사의 과도한 처분이 형평성에 맞지 않아 복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한 달 넘게 투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알콜산업은 국내 유일 공업용 에탄올 및 초산에틸 생산 업체로 국내 주정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하루 평균 370t을 생산했지만 노조의 운송 거부로 출하에 차질이 생기면서 노조의 운송거부 이후부터는 생산량을 150t으로 줄인 상태. 그로 인해 하루 3억여원 가량의 매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처럼 피해가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지만 여전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노사 간 주장이 꼬인 실타래처럼 꽉 막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노조 측은 “B씨의 경우 3년간 3명을 퇴직시킬 만큼 평소 욕설, 폭언, 폭설을 일삼았고, 그 때문에 A씨가 그만둔 건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운송사에서 기사를 고용해 사측에 공급해줬던 A씨의 경우 운송사에서 정식 계약 체결된 기사가 아니므로 (알콜산업) 회사 측에서 김모씨의 복직 가능 여부를 논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선을 긋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지난 34일 동안 노사 간에는 단 한 차례의 대화도 없었다. 게다가 울산시나 고용노동부 측도 중재 등의 노력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한국알콜산업 울산공장 사태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회사 내부의 차량 운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시에서 중재에 나서기도 힘든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측도 화물연대의 경우 법외노조라서 지켜보고만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총선도 지역 노동계에 군불을 지피고 있다.

실제로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지난 2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이번 총선에서 지역 내 민주노총 지지후보의 당선을 위한 출정 기자회견을 가졌고, 6일에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정권을 향해 “산별노조탄압을 중지하고 노조 시행규칙을 폐기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14일에는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플랜트현장 외국인력 도입 반대 목소리를 내며 이른바 겨울 투쟁에 가세했다.

울산지부는 “현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친기업 편향 정책으로 일관하더니 결국 플랜트건설현장에 외국인력을 도입해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여성과 청년들을 몰아내려 하고 있다”며 “내국인만으로도 플랜트건설현장에 인력 공급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외국인력 도입을 시도하거나 불필요한 논의를 지속하면 플랜트건설노조 10만 조합원들과 함께 총력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길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