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향기] ‘삼사일언(三思一言)’을 ‘꼭’ 실천하련다!
[아침 향기] ‘삼사일언(三思一言)’을 ‘꼭’ 실천하련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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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한다고 했나?”, “그 약속은 하지 말걸.”, “굳이 그 말은 하지 않아도 좋았는데.” 통화 종료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후회가 밀려올 때가 종종 있다. 이런 후회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급한 성격이 원인일 때가 많다. 너무 신중해서 동작이 느려도 답답하지만, 무슨 일이든 급하게 결정하면 실수도 많기 마련이다. 알고 있지만, 타고난 성품인지 잘 고쳐지지 않는다. 공자는 일찍이, “말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하고 한번 말한다.”는 뜻으로 ‘삼사일언(三思一言)’을 강조했다. 말은 그만큼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상황에서 꼭 필요한 말인가를 생각해 보면 할 말이 별로 없을지도 모른다. 일상생활에서는 많은 말보다 솔선수범하는 행동이 필요하다.

‘나이 들수록 지갑은 열고 입은 닫을수록 좋다’는 말을 실감한다. 모임에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올 때 피곤을 한 트럭 안고 왔던 적이 있다. 오랜만에 만난 모임에서 말하기 좋아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보따리가 끝없이 펼쳐졌다. 일상적인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마침표 없이 이어지는데, 아무도 중간에 끊지를 못하고 듣기만 했다. 관심 분야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런지 듣는 것만으로도 정말 피곤했다. 어떤 사람은 통화할 때에도 짧게 말해도 되는 이야기를 길게 반복하기에, 바쁠 때는 전화 걸기가 부담스럽다.

하지만 관심 없는 이야기를 엿가락처럼 늘이는 것보다 더 참기 어려운 것은 싸늘하고 날카로운 말을 들을 때가 아닐까? 업무상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사람은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맞는 사람과 맞지 않은 사람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일을 못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하다 보면 업무능력이 향상될 가능성이 있지만, 타인의 굳어진 사고와 습관을 변화시키는 일은 무척 어렵고 힘들기 때문이다. 일하는 방식이 나와 맞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불협화음 없이 맞춰 가는 것이 리더의 능력이다. 기본적인 예의조차 갖추지 않은 무례한 사람이거나 대화가 통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기주장만 펼치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하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개에 물린 사람은 반나절 만에 치료받고 귀가했고 뱀에 물린 사람은 3일 만에 치료를 마치고 돌아갔지만, 말(言)에 물린 사람은 아직도 입원 중”이라는 말이 있다. 무심코 내뱉은 말의 독성은 뱀독의 독성에 비유될 만큼 무서운 것이다. 들어서 상처가 되고 독이 되는 말은 오히려 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말을 아껴야 하는 이유는, 말은 하지 않는 것보다 많이 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가까운 사이에서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상대방에게는 평생 상처를 남긴다. 또한, 긍정적이지 못한 말은 의도와 다르게 상대방에게 왜곡되어 전달될 수도 있다.

말할 때는 제일 먼저 긍정적인 생각과 따뜻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그리고 말하는 자신보다 말을 듣는 상대방의 입장과 눈높이를 생각해야 한다. 무엇보다 어떤 내용이든 상대방의 이야기를 깊이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어려운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겸허하게 경청하는 자세다. 나에게 재미없고 지루한 긴 이야기도 기꺼이 들어주는 인내심이 요구된다.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자신의 주장과 대립되는 논제에서 ‘들을 필요조차 없다’며 상대의 말을 중간에 자르거나 말문을 막아 버리는 무례를 범한 적은 없었는지? 특히, 가족 간의 대화에서 절제되지 못한 언어는 깊은 아픔이 될 수 있다. 자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부모의 충고도 자녀가 받아들일 자세가 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사이를 더 멀어지게 할 뿐이다.

나이를 한 살 더 먹었다. 올라간 숫자만큼 진중하고 의연한 태도를 갖추겠다. 긴 세월 습관이 되어 버린 급한 성격이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겠으나, 적어도 한 번은 더 생각하는 연습을 할 작정이다. 매사에 빠른 속도를 줄이는 여유를 가져야겠다. 천천히 말하도록 애쓰고, 빠른 발걸음을 조금 늦추겠다. 노란불이 켜진 신호등은 급하게 지나가지 말고, 목적지에 맞춰 미리 차선을 변경하련다. 대화할 때는 “이 말이 지금 ‘꼭’ 필요할까?”를 먼저 생각하는 값진 ‘청룡의 해’를 만들겠다.

김미정 ㈜케이연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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