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스마트 버스승강장’의 사후관리
지역 ‘스마트 버스승강장’의 사후관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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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승강장에 스마트 기능을 덧입힌 ‘스마트 버스 승강장’의 인기가 어떤 겨울 추위라도 녹일 기세다. 그러나 울산의 5개 구·군은 관련 정보를 서로 공유하거나 표준화된 모델을 사용하지도 않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시민들이 느끼는 체감 만족도는 승강장 위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13일 스마트 버스 승강장 소식을 전한 울산지역 지자체는 북구다. 북구는 스마트 버스 승강장 2곳을 추가로 설치했다고 이날 밝혔다. 신천과 시장2리의 구식 승강장을 모두 스마트 기능을 갖춘 신식으로 바꾸었다는 이야기다. 이로써 북구에는 모두 14개의 스마트 버스 승강장이 대시민 서비스에 나서게 됐다.

북구는 이들 스마트 버스 승강장에 무선충전 스테이션도 갖춰 이용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또 여름철에는 무더위를, 겨울철에는 혹한을 피할 수 있도록 버스 승강장에 냉난방 시스템까지 갖춰 버스 이용객들이 편안하게 대기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주 잘한 일이다.

그러나 울산 전역을 통틀어보면 구·군 사이에 통일성, 일관성이 모자란다는 것을 금세 알 수 있다. 남구만 하더라도 개방형, 폐쇄형 두 가지가 있고, 그 차이도 금세 알 수 있다. 예산 절감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실험적 행정인지는 지자체 차원의 설명이 없어서 헷갈릴 수밖에 없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스마트 시스템에 고장이 나도 즉시 고쳐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설 연휴 기간인 지난 11일 오후 시민 문 아무개 씨는 남구 현대백화점 근처 스마트 버스 승강장에서 한창이나 애를 먹어야 했다. ‘버스운행정보 안내판’의 상당수 정보가 먹통이었기 때문이다. 안내판 ‘노선검색’ 난에는 자막에는 “잘못된 인수가 발견되엇습니다”란 글씨가 떠 있을 뿐 작동이 멈춰 있었기 때문이다.

문 아무개 씨에 따르면,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 속 ‘버스운행정보 안내판’에는 4개 노선버스(910, 916, 923, 926번)의 정보만 표시되고 있었다. 976번을 비롯해 그보다 4배 가까이 많은 다른 노선버스의 정보는, 연휴여서 일시 운행 중단인 조치가 이뤄졌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그런 것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서 시간을 축낼 수밖에 없는 이용객이 많았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관할 지자체에 따라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일도 적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제안한다. 울산시민이면 어느 구·군에서 버스 승강장을 이용하든 어리둥절해지는 일이 없도록 머리를 맞대 보라는 것이다.

이 문제는 울산시 교통부서에서 책임지고 교통정리라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버스 승강장에 ‘스마트’ 자를 하나 더 붙였다고 자랑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모든 행정의 중심에는 ‘시민’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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