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파수꾼] 눈에 바로 보이는 안전관리 활동
[안전파수꾼] 눈에 바로 보이는 안전관리 활동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0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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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에서 운전할 때 트럭과 화물차량 후면의 ‘왕눈이 스티커’를 자주 볼 수 있다. 처음 스티커 차량을 보았을 때, 단순히 왕눈이로 대형차량을 의인화시켜 생명력을 부여한다는 생각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잠시 손을 흔들어 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것은 일명 ‘잠 깨우는 왕눈이 스티커’로, 한국도로공사가 화물차의 전방주시 태만 및 졸음운전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반사 스티커 기능은 야간에 전조등 빛을 약 200m 후방까지 반사시킨다. 또한, 눈 모양으로 만든 이유도 ‘감시의 눈’ 효과로 운전자들에게 사람의 눈동자 그림이나 사진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정직한 행동을 유도한다는 ‘착한 행동’ 유발효과가 있다.

한국도로공사 설문조사에 따르면, 운전자의 약 94%가 추돌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고, 약 75%가 긍정적인 관심을 가진 것으로 조사되었다니 정말 효과적인 도로 위의 안전표시라 생각한다. 또 다른 도로의 안전표시인 나들목의 분홍색, 초록색 유도선은 이제 차량 내비게이션에도 표시될 정도로 유익한 안전운전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고속도로 분기점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차량 운전자의 많은 주의가 필요하고, 가끔 제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지나치면서 곤란했던 경험을 누구나 한두 번은 경험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공사에서는 “초등학생도 알아볼 수 있는 쉬운 방지책을 마련하자!”는 예방책에 고심했고, 관계자 중 자녀의 크레파스 그림에서 힌트를 얻어 최초로 안산분기점에 색깔 유도선을 적용했다. 그 결과, 한 해 평균 25건이던 교통사고를 6개월 동안 3건으로 줄였고, 현재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고속도로 분기점과 나들목 총 905곳에 색깔 유도선이 그려져 있다. 이처럼 간단하고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안전표시를 산업현장에도 좀 더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을까?

산업안전보건법 제37조에 안전보건표지의 설치와 부착에 대해서 유해하거나 위험한 장소나 시설, 물질에 대해 경고하거나 안내하기 위해 부착하고, 특히 외국인 근로자를 위해서도 모국어로 작성하고 있다. 또한, 안전보건표지의 종류, 형태 및 색채와 부착 장소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장은 작업자가 작업현장의 안전상황을 직시할 수 있도록 금지표지, 경고표지, 지시표지, 안내표지를 설치하고 있지만, 유해·위험한 상황과 주의사항에 대해 작업자가 쉽게 이해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처럼 눈으로 보는 안전관리는 점검자나 작업자가 설비, 기계, 배관 및 유체 흐름 등 한눈에 보고 알 수 있게 표시로 시각화하여 재해를 예방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시 말하면 작업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작업현장 상황이 즉시 눈에 들어오도록 하여 불안전한 상황에 대해 바로 조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재해 예방을 위해 다양한 안전관리 방안을 적용할 수 있지만, 가장 쉽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시각을 활용하는 ‘보이는 안전관리’에 좀 더 관심을 집중하기를 권한다. 사물이나 작업장 상황을 인지할 때 가장 먼저 사용되고 신뢰를 주는 감각은 시각이기 때문이다.

작업자 행동에 따른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표지의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며 비록 작은 실행방안일지라도 현장 안전을 위해 즉시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사업장 유해화학물질에 대한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의 ‘경고표지의 작성방법’에 대한 법적 준수사항 외에도 색깔과 이해하기 쉬운 문구 등을 추가하여 위험을 표시하는 방법과 작업 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작업장 주변에 부착한 후 작업하기, 현장에서 운영 중인 설비 오조작 방지를 위한 접촉금지 표시, 비상시 대피를 위한 노란발자국 표시 등 바로 눈앞에 보이는 안전표지와 안전문구를 현장에 적용하자.

비록 간단한 안전조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상당한 안전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제2의 ‘왕눈이 스티커’와 ‘고속도로 색깔 유도선’을 개발해 눈앞에서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안전(眼前)에 안전(安全)’ 관리 활동이 일상생활과 산업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자.

김대성 한국서부발전 산업안전실장·화공안전기술사·산업안전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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