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이후, 중학생인 우리 아이가 할 일은?
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이후, 중학생인 우리 아이가 할 일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0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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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되는 ‘20 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이 지난해 12월 확정되었다. 개편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선택과목 없이 공통과목으로 치르는 ‘통합형 수능’으로 출제된다. 이는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학생이 공통된 내용으로 시험을 치르는 과목 체계다. 예를 들어, 전에는 사회, 과학 과목에서 17개 과목 중 2개만 골라 볼 수 있었다면, 이제는 통합 사회와 통합 과학을 모두 보게 된다. 둘째, 고교 내신은 현행 9등급 상대평가제에서 내신 절대평가와 5등급 상대평가가 병기된다. 이는 대입에서 내신 변별력을 보완하려는 조치다. 셋째, 교사의 평가 역량 강화 방침의 하나로 객관식 오지선다형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논·서술형 평가가 강화되고 절대평가(성취평가)가 실시된다.

학부모들로서는 이 모든 사항이 혼란스럽기만 하고 당장 내 아이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될 것이다. 2028학년도 대입제도에 직접 영향을 받는 중학교 이하 학부모들은 더 고민이 클 것이다. 그렇다면 중학생인 우리 아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우리 아이들이 살게 될 4차산업혁명 시대는 ‘초연결·초융합 사회’로 불린다. 공통과목 도입은 대입제도 개편안의 유불리와 장단점을 떠나 미래 사회가 원하는 인재는 융합형 인재이기에 이러한 점을 대입제도 개편안에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우리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대입제도에서 요구하는 것은 무작정 모든 과목을 잘하라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더욱 폭넓은 시각을 위해 다양한 직간접 경험이 필요하다. 이는 여행이나 인간관계 및 여러 체험과 같은 직접적 경험뿐만 아니라 독서와 같은 간접적 경험 역시 중요하다. 학교 현장에 있으면 독서야말로 가장 가성비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많은 양의 책을 읽는 학생들은 같은 양을 공부해도 짧은 시간 내에 할 수 있다. 그리고 학교 내신보다 더 높은 문해력이 요구되는 수능 시험에서도 고득점을 얻을 가능성이 커진다. 주말에 종일 학원에 있는 것보다 2주에 한 번이라도 엄마나 아빠와 함께 도서관에 정기적으로 가는 것이 장기적 학업 능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중학생 이하 자녀의 학부모들은 개편안의 마지막 내용인 논·서술형 강화가 눈에 띌 것이다. 당장 글쓰기 실력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에 다양한 글쓰기 학원을 알아보는 학부모도 있을 거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미 글쓰기나 독서·논술 학원에 다니고 있는 학생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것들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아이가 글쓰기에 전혀 소질이 없는 경우, 기본기를 채우기 위해 단기간 다니는 것은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간단한 독후감 쓰기나 일기 쓰기가 도움이 될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 활동 내용을 발표하는 일이 있는데, 그 학생에 대해 잘 모르는 내가 듣기에도 저 학생은 글쓰기 학원에 다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연히 알 수 있다. 글쓰기 학원에 오래 다닌 학생들은 정형화된 글쓰기에 익숙한 것이다. 무엇이 우리 아이에게 진정 도움이 되는 것일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사실 글쓰기는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자기표현 역량에 해당한다. 대입이나 학교 시험에 필요한 것 이외에도 각종 SNS에 쓰는 것도 글쓰기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그 때문에 짧은 글쓰기라도 꾸준히 해나간다면 실력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짧은 글쓰기와 관련된 서적은 시중에 많이 나와 있으므로 이런 책들을 구매해서 부모도 함께해 나간다면 사춘기 자녀들과 이야기할 거리도 생기고 아이의 글쓰기 실력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우리가 살아갈 세상과 다를 것이다. 마치 우리 부모 세대의 삶과 우리의 삶이 다르듯이 말이다. 돌이켜 보면 부모님의 도움을 받더라도 결국엔 내가 스스로 용기를 내서 선택한 길이 정답이었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다양한 시도로 우리 아이에게 여러 기회를 제공하면서 결국에는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 미래 사회를 살아 나갈 우리 아이들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허인선 울산서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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