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 박하
거리 / 박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2.0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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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일정한 거리가 있어야

뒷발에 차이지 않는다

말의 적정거리는

너와 나만큼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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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만든 말의 석상이 입구를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 있다.

박하 작가는 ‘말’이란 단어에서 나오는 동음이의어로 <거리>를 표현한다.

푸른 초원을 뛰어다니는 말은 사람이 뒤에 가거나, 위협을 받으면 뒷발로 공격한다.

아프리카 초원 지역을 관찰한 동영상을 보면 초식동물인 말이 사자의 공격을 피하고자 달아나면서 뒷발로 사자의 턱을 때려 사자가 혼절하는 영상을 볼 수가 있다.

아무리 강력한 발톱과 이빨을 가진 초원의 제왕인 사자도 말의 강력한 뒷발에 당하면 어이없게 쓰러지고 만다.

여기서 박하 작가는 우리가 내뱉는 말 또한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뒷발에 차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 있는 석상의 거리 정도가 적정한 거리라고 말한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한창인 시절에 사회적 거리 두기를 국가적 차원에서 기준을 마련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정한 거리를 두게 했다.

물론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한 일련의 거리 두기 조치와 같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도 거리 두기가 필요하다.

가끔 너무 친하게 지내서 무심코 막말하는 경우가 있다.

거기에서 상대방은 말에 대한 상처를 받게 되고, 말을 전한 사람은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

박하 작가의 <거리>에서처럼 우리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말할 때는 최소한의 예의를 가지고 전해야 한다.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돌에 호수에 가만히 있던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처럼 우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함부로 말하지 않아야 한다.

말의 뒷발에 차이지 않도록 말을 조심하게 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말로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글=박동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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