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자아 성찰로 찾아가는 행복한 노후
-303-자아 성찰로 찾아가는 행복한 노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31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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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경험하지 않은 일을 하게 될 때는 두려움이 앞선다. 나이 먹는 일도 늘 해온 일이지만, 변화의 시기에는 두려움과 함께 기대감을 갖게 된다. 그 변화의 시기는 상급학교로 진학할 때, 직장을 가지거나 직장을 옮길 때다. 기대감이 생길 때는 목표나 목적이 있을 때이고, 두려움이 생길 때는 타의로 생기는 큰 변화 또는 나이가 들어 직장을 그만둬야 할 때 생기게 된다. 기대감이 생기면 열정이 솟아나므로 어려운 일도 즐겁게 하게 된다.

한편, 두려움이 생길 때 벗어나려면 어느 작가가 얘기한 것처럼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다. 젊어서는 그래도 미움받을 용기로 새로운 일을 찾거나 다른 일에 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새로운 경험을 두려워하게 된다. 특히, 정년이 가까워져 변화가 생기면 그동안 밥 먹고 살아온 전공을 버리고 새로운 일로 욕먹을 준비가 필요하다. 나이 들어서의 변화는 대부분 경험이 없다. 새로 취업할 곳이 없거나 무언가 새 일을 하기엔 두려움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소일거리를 찾아 빈둥거릴 수도 있다. 빈둥거림이 길어지면 외로움에 빠지기 쉽다.

젊을 때 필자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살았다. 또한, 노후는 행복하고 희망으로 가득 찰 것으로 생각하고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주변을 둘러봐도 행복한 노후보다 불행한 노후를 보내는 분이 더 많아 보인다. 그분들도 노후가 불행해지리라곤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 내린 선택에 따라 기쁨과 슬픔을 직면한다는 것을 알기에, 노후에는 무엇을 선택해 변화를 받아들이기가 선뜻 내키지 않고 망설여진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뭘 잘하는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모르면 노후가 힘들어지기 십상이다.

특히 직장생활만 하다가 정년을 맞이하면 그 틀에 갇혀 자아 성찰과 자기 발견 부족으로 노후의 명확성이 없어지게 된다. 노후를 앞뒀다면, 자신을 좀 더 깊게 생각해보고 관심사 및 가치를 찾아 거기에 부합하는 새로운 목표가 필요하다. 자아 성찰로 새로운 목표의 결과가 엉뚱한 목표에 도달해도, “그것이 내 인생이다”라고 만족하는 가치관도 필요하다. 자아 성찰로 세운 목표가 바닥에 도달해도, 새로운 것이 보일 수 있다. 반면, 세운 목표가 바르다고 해도 그 목표가 항상 올바른 목표가 아닐 수 있다.

내일을 기대하는 사람과 두려워하는 사람이 있다. 내일을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자기 본심을 제대로 알기는 사실 어렵다. 생각은 다 알고 있는 듯한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내 감정이 남에게 행동하는 것과 말이 다를 때, 남이 아닌 나를 아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야 한다. 우린 뒤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왜 그럴까?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길인지 모르면서 어쩔 수 없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서 나를 본다. 상대방을 투영해 바라본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부족하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싸워 이겨야 할 것은 나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이다. 평생을 나 자신과 싸워야 한다. 매번 이기면 승자는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배워야 할 것을 제때 배우지 못해 어려움에 빠지면 패자가 된다. 그 후 나락으로 떨어져 한 번의 패배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내 안의 생각과 싸우는 것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이다. 인생은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며 잘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여정이다. 세월이 지나면 공간은 당연히 변한다.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하지 않고, 자연적인 현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자. 잘하려고 한 선택이 내가 바라던 평범한 행복과는 멀어질 수 있기에.

최상복 ㈜뉴테크엘아이비 연구소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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