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산국가산단 공업용수 확보 방안
온산국가산단 공업용수 확보 방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31 2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산국가산단은 울산미포국가산단과 더불어 대한민국 근대화의 상징 중 하나이며, 2028년까지 제2산단 확장 사업을 통해 동북아 에너지허브 중심지로 발돋움하려고 한다. 그럼에도 국내 석유화학산업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라 당분간은 여러 어려움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여 속히 수익성 개선에 나서야 한다. 최근 울산의 친(親)기업 정책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어 매우 칭찬할 만하다.

현재 하루 시설용량이 12만 톤인 온산수질개선사업소에서는 다량의 하수처리수를 울산 연안으로 방류하고 있다. 온산국가산단 하수처리수 재이용 민간투자사업은 하루 방류수 중 약 8~10만 톤을 재처리하여 수요처에 양질의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은 국가산단 입주업체의 용수 확보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경제 여건 변화에 기인한 온산국가산단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다. 또한, 국가산단에서 대동맥 역할을 하는 공업용수의 안정된 확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기 위해 시급히 추진돼야 할 사업이다.

첫째, 온산국가산단의 전문인력 재배치와 대외경쟁력 확보다. 주력산업은 생산성 제고, 비용 절감, 품질 향상의 자구노력과 함께 창조적 파괴를 통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세계 일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기초범용 중심의 구조를 고부가, 저탄소·친환경 중심으로 빠르게 탈바꿈해야 한다. 특히 석유화학업계는 공정 및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한 전문인력 수급이 매우 필요하나, 그 채용이 매우 어렵다. 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이 가동되면, 이를 관리하던 전문인력을 새로운 공정에 투입하게 되므로 대외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둘째, ESG 경영과 RE100 구현에 많은 도움을 준다. 석유화학산업과 금속산업은 탄소 다배출 산업이라는 점에서 친환경으로 개선하는 데 상당한 기간과 어려움이 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석유화학 및 금속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산업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산업연구원은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이 9.5%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비용만 약 92조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을 통하여 공업용수를 수급하면, 기존 공장의 용수처리를 위한 전력비가 감소하고 탄소 저감을 위한 해법도 제시하므로 친환경으로 변신할 수 있다.

셋째, 기존 공장부지의 대체부지 확보다. 온산국가산단의 여러 입주업체들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새로운 공장을 증설하려고 해도 인근에 부지를 확보할 수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을 통하여 공업용수를 수급하게 되면, 기존 공장의 용수처리를 위한 넓은 저류지나 처리시설 장소 등을 새로운 부지로 활용 가능하므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룰 수 있다.

넷째, 기후변화에 따른 물 부족을 대비한 안정적인 대체수 자원의 확보다. 온산국가산단 공업용수는 수자원공사에서 낙동강 원수를 취수하여 기업체에 침전수를 공급한다. 기업체는 자체 정수처리 과정을 거쳐 필요한 용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여름철 홍수기와 조류 발생 시에는 수질저하로 정수처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갈수기에는 공업용수 수량이 부족하게 되어 공장가동률을 줄여야 할 위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들어 생산시설 증설사업이 산업단지 곳곳에서 진행되어 향후 공업용수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은 자명해 보인다. 실제 여수 및 광양국가산단은 2023년 봄에 극심한 가뭄으로 공장가동을 줄이기도 했다.

RUPI사업단은 그동안 화학네트워크포럼을 통하여 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의 추진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작년 한 해는 조속한 추진을 기대했으나,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지체되어 안타깝다. 이제라도 시에서 하수처리수 재이용을 위한 조치 등의 행정력을 적극 발휘하기 바란다. 그래야만 하루속히 공업용수 부족 현상을 해소하여 울산 국가산단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아울러 새로운 기업유치를 통해 일자리 창출이 되어야 한다. 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이동구 독자위원장·RUPI사업단장· 4차산업혁명 U포럼 위원장· 한국화학연구원 명예연구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