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숲’으로 거듭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울산숲’으로 거듭난 동해남부선 폐선부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30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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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 울산 북부 구간의 폐선부지에 축구장 14개 크기의 기후대응 도시숲이 새로 생겼다. 이름이 ‘울산숲’으로 지어진 1·2구간의 조성공사가 지난해 말 마무리된 데 이어 3구간 공사도 곧 시작되는 덕분이다.

그동안 폐선부지 활용방안을 놓고 여러 가지 구상을 떠올렸을 것이다. 부산 해운대의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만 해도 산책로, 레일바이크, 자전거길, 노면전차, 녹지조성 등 숱한 활용방안이 검토된 바 있다. 울주군은 폐선부지에다 ‘옹기 흙’을 이용한 맨발 길을 조성할 채비로 바쁘다.

부산과는 달리 울산 북구는 비교적 수월하게 가닥을 잡은 것 같다. 지나놓고 보니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드넓은 녹지공간보다 더 나을 게 어디 있겠냐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북구에 따르면 울산숲은 경주 시계부터 송정지구까지 면적 13.4㏊, 길이 6.5㎞ 규모로 조성하는 도시숲이다. 참 다행인 것은 총사업비 122억원의 절반(61억원)이 산림청 기후대응기금이었던 점이다. 모두 세 갈래로 나뉘는 울산숲 구간 중 1·2구간 공사는 지난해 말까지 모두 마쳤고, 나머지 3구간은 올해 안에 준공된다.

특히 돋보이는 곳은 2구간이다. 폐선된 철도 레일의 일부를 복원해 방문객들이 옛 철길을 떠올릴 수 있도록 꾸민 것이다.

이용객의 편의를 돕기 위해 구간마다 보행자 전용 산책로와 벤치, 앉음벽을 설치한 것도 자랑거리다. 구간마다 테마가 있고 심는 나무도 그 테마에 어울리게 골랐다니 기대가 크다.

북구에 따르면 1구간은 울산과 경주의 경계 지역에 ‘나들목 숲길’을 테마로, 울산의 시목(市木)인 대나무와 이팝나무, 단풍나무 등을 심었다. 2구간은 꽃과 그늘, 낙엽을 느낄 수 있는 ‘사계절 비단숲길’을 테마로, 메타세쿼이아와 가시나무 등 큰키나무와 사계절 다양한 꽃과 단풍을 볼 수 있는 나무를 심었다. 3구간에는 물소리를 들으며 식물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물 향기 숲길’을 테마로 수수꽃다리, 목서나무 등을 심게 된다.

“울산숲 조성으로 100년간 동서로 갈라져 있던 북구가 하나가 되고 기후위기 대응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박천동 북구청장의 말이다. 박 청장이 말한 대로, 울산숲이 전국적 명소로 자리를 매길 수 있도록 숲의 보전과 관리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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