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의 길] 믿고 맡길 수 있는 안보의 핵심
[안보의 길] 믿고 맡길 수 있는 안보의 핵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29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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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욕타임즈가 우리 국민을 다소 불안하게 할만한 뉴스를 내보냈다. 북한이 몇 달 안에 한국에 치명적 공격을 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미국 정부 관계자들의 견해를 담은 뉴스였다. 이미 미국의 민간 전문가들도 북한의 전쟁개시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어 대충 흘려넘길 일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의 판단이지만, 한반도 위기론을 미국 측에서 제기했다는 것은, 비공식적이긴 해도 다양하고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정보요원을 이용한 ‘휴민트’ 또는 위성촬영이나 감청 등 최첨단 장비를 이용해서 신호를 포착하는 ‘시진트’로 첩보를 확인했을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이번에 예상한 북한의 공격 수준은, 전면전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2010년의 ‘연평도 포격전’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짐작된다.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한 관계가 경색국면이 될 것은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우리 국민으로서는 ‘이거 무슨 날벼락 같은 얘기냐’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 분명하다. 경기도나 강원도, 서해5도의 접경지역에 거주하거나 생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북한은 최근 이런저런 구실을 만들어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기에 여념이 없어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우리를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이라고 언급하면서 북방한계선(NLL)도 허용할 수 없다는 말까지 꺼냈다. 지난 24일에는 서해상으로 신형 전략 순항미사일(불화살-3-31)의 시험발사를 처음으로 감행하기도 했다.

누구나 북한이 최악의 선택은 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겠지만, 만약 북한이 공격을 시도한다면 우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의 도발행태를 바탕으로 추정한다면, 북한의 도발은, 우선 정확하고 검증된 타격 효과를 노리기 위해 근거리 화력을 이용한 국지전의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일을 크게 벌였다가는 정권의 몰락도 감수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의 도발이 교전으로까지 이어진 지역이 주로 서해5도나 최전방 군사지역이었다는 점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지역은 우리의 혈맹인 미국이 전적으로 개입하기도 다소 애매한 지역인 데다 전면전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이 ‘천안함 피격사건’ 때처럼 자신의 정체를 불분명하고 모호하게 감출 것 같지는 않다. 우리의 군사훈련이나 대비태세를 빌미 삼아 자신을 분명하게 노출한 가운데 공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 따위를 무시한 지 오래일 뿐 아니라 미국에 적성국으로 찍혀 금융이나 무기거래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엔 안보리에서 자신의 도발이 안건으로 상정되어도 우방인 러시아나 중국이 유리한 표를 던져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을 것이다. 러시아에 대한 무기공급과 이달 중순 북한 외무상의 러시아 방문 역시 그들의 관계유지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지난 28일 신포 인근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는 ‘해상으로 자신의 위력 정도를 과시했다’라는 식으로 무감각하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본다. 이 미사일은 조종간(操縱桿)을 약간만 달리하는 식으로 우리를 얼마든지 표적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의 주장대로 ‘잠수함 기반 도발’을 감행한다면 이제 우리의 대응방법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

현대전을 ‘국가 총력전’이라고 하지만, 안보의 위협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존재가 군(軍)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국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안보의 핵심인 우리 군은 점차 고도화되는 북한의 도발행태에 맞서 한미 연합 및 육·해·공 합동전력으로 정보감시 및 대응태세를 더욱 확고히 다져야 할 것이다.

김기환 민방위 전문강사·예비역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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