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물길 이야기] 큰 물길도 흐르고 이 길 저 길도 흘러가네…양산
[말글물길 이야기] 큰 물길도 흐르고 이 길 저 길도 흘러가네…양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2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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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梁山)은 낙동정맥이 이어지고 낙동강이 유유히 흘러온다. 울산과 부산이란 대도시에 접하면서 메가시티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 이미 작은 부·울·경이라 할 수 있다. 고속도로, 국도, 경부철도, KTX 등 물류가 빠르게 흐르고 있다.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가 계획되고 있다.

양산의 속살에서 쏟아내는 물은 여러 줄기다. 영축산 통도사에서 시작하는 양산천은 낙동강으로 흘러간다. 회야강은 천성산에서 출발하여 울산 회야댐에 머물다 동해바다로 흘러든다. 영남알프스의 물을 담는 단장천은 밀양댐의 수원이 되고 밀양강-낙동강으로 흘러간다. 배내골은 청정계곡으로 울산, 양산으로 각각 흘러간다.

영축산(1천81m) 아래에 있는 통도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의 하나. 2018년에는 세계문화유산 ‘산사(山寺), 한국의 산지 승원’으로 등재되었다. 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보은 법주사, 공주 마곡사, 순천 선암사, 해남 대흥사 등이다. 보타암, 취운암 등 19개 암자가 위치한 산산골골마다 일 년 내내 물이 흐른다. 통도사 가는 길은 소나무 향기가 난다. 계곡의 물소리가 들려온다. 시름과 근심을 흘려보낸다. 차가운 소나무에 바람이 춤춘다는 舞風寒松路(무풍한송로) 길이다. 울산 천전리암각화와 대곡리암각화를 옻칠 민화로 그려 물속에 전시한 바도 있다. 서운암 연못은 일 년 내내 밤낮으로 자연을 담아 그림이 된다.

회야강은 천성산에서 시작하여 울산 쪽으로 흘러간다. 천성산은 내원사계곡과 홍룡폭포를 품고 있다. 내원사계곡은 울창한 숲 사이로 맑은 물이 흘러간다. 무지개 같은 물보라가 일고 용이 하늘로 오르는 듯하다. 홍룡(虹龍)폭포다. 울산시민의 상수원인 회야댐에 잠시 머물다 동해로 흘러간다.

1932년 축조된 법기수원지는 상수원으로 측백, 편백, 반송나무 등 자연생태계를 간직하고 있다. 양산, 울주에 걸쳐 있는 대운산은 ‘국립 대운산 치유의 숲’이 조성되어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 물이 밀양을 거쳐 양산으로 흘러온다. 오봉산, 천태산 등 산줄기와 맞물려 내려다보는 강의 경치는 절경이다. 오봉산 자락의 누각 임경대와 유유히 흐르는 낙동강 물은 절경 중의 절경이라 하겠다. 기찻길과 어우러진 낙동강 길은 역사와 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

국토 종주 자전거길(낙동강 종주 자전거길은 총 길이 389㎞, 낙동강 하굿둑~안동댐) 탐방로 등으로 이어진다. 전설이 있는 용화사, 원동 벚꽃축제, 용신제가 열리는 가야진사 등이다. 신라와 가야의 교류사부터 낙동강 물을 대도시인 부산, 울산에 퍼 나르는 원동·물금취수장까지 무수한 이야기가 흘러간다. 영남대로의 황산잔도를 따라 놓인 경부선 철도와 그 사이에 황산 벼랑길이 조성되고 있다.

걸어서 자전거를 타고 기차에서 낙동강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양산에 펼쳐져 있다. 위로는 밀양 삼량진, 아래로는 부산 구포까지 이어진다. 천 년 전에 최고의 시인묵객 최치원(崔致遠)이 이 모습을 시에 담았다. ‘황산강 임경대(黃山江 臨鏡臺)‘다.

‘안개 낀 봉우리 웅긋쭝긋, 강물은 출렁출렁/ 거울 속 인가는 푸른 봉우리 마주했네/ 외로운 돛단배는 바람 안고 어디로 가는가/ 별안간 날아가는 새처럼 자취 없이 사라졌네’ (煙巒簇簇水溶溶·연만족족수용용 鏡裏人家對碧峯·경리인가대벽봉 何處孤帆飽風去·하처고범포풍거 瞥然飛鳥杳無?·별연비조묘무종)’ ‘하늘가를 흐르는 장강만 보이는구나(唯見長江天際流)!’ 시선(詩仙) 이백의 시구(詩句)처럼 흘러오는 낙동강 물길이 사진 속, 그림 속에 있는 듯 저 멀리까지 펼쳐져 있다.

윤원기 물얘기꾼·漢詩완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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