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빵에 버터와 잼 중 어느 걸 먼저 바르니?
넌 빵에 버터와 잼 중 어느 걸 먼저 바르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22 20: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ulture(문화)”라는 프랑스 용어는 라틴어 ‘Culture-경작하다’에서 파생한 단어로, 땅을 돌보고 재배하며 농사를 짓는다는 의미이다. ‘문화’라는 단어는 적극적으로 성장, 발전을 촉진하는 것과 관련해 여러 단어와 어원을 공유하며 긍정적으로 나아간다. 실제로 낮은 존재의 상태에서 더 높은 상태로 나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세계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밀접해졌으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개개인은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할 기회가 열렸다. 그 안에서 우리는 우리의 문화가 아닌 다른 문화집단과의 교류도 원활하게 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과 함께 소통하고 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그들의 문화에 대한 관점과 이해를 갖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동구는 일산해수욕장, 대왕암공원, 슬도, 염포산전망대, 봉대산, 동축사, 주전 등 천혜의 자연을 거느린 아름다운 곳이다. 이 자연 속에서 문화도 풍성하다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 젊은이들의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는 문화. 서로 소통하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가까운 곳에 많이 생겼으면 했었다.

작년에는 동구 곳곳에서 공간을 활용한 문화가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재)울산문화재단 2023년 문화도시 울산 조성 “THE 즐거운 동구” 힐링 콘서트도 진행되었다. 힙합, 재즈, 록 등은 오롯이 ‘나를 위한 미니콘서트’에 참가한 이들의 마음을 더욱 행복하게 했을 것이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VR을 활용한 가상면접체험 서비스를 제공하고, 청년 구직자에게는 면접용 정장을 무료 대여해 인기를 끌었다. 또한 ‘청년 창업 스타트업’ 사업을 통해 청년 예비 창업가들에게 창업교육과 맞춤형 상담을 지원했다. 예비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어 든든했을 것 같다.

지역 카페와 연계한 지역 환원 인문학 사업인 ‘카페에서 만나는 국립중앙박물관’ 4강도 흥미로웠다. 도슨트들이 박물관에서 직접 경험한 것들을 울산에서도 들을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더 쉼’ 이동, 여성노동자 쉼터”를 개소해 이동하면서 작업을 하거나 휴식 시간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정해져 있지 않은 이동 여성노동자들이 잠깐이라도 쉬고 소통할 수 있는 휴게 시설을 제공했다.

현대예술관에서 공연한 뮤지컬 ‘조선의 뚜야’는 외국인 근로자의 적응기를 담은 뮤지컬이었다. 그 덕분에 뮤지컬을 통해 생활문화를 함께 나누고 생각하는 장을 펼칠 수 있었다.

아프간 특별기여자가 진행하는 ‘비대면으로 배우는 아프간 만두 튀김요리’ 강좌는 서로의 음식문화를 이해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다른 문화를 통해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고 다른 관점에서 사물을 보는 생각의 변화가 일어났다. 우리는 다른 문화를 배울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

소소한 모임이지만 많은 인기를 모은 문화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위로를 받기도 하며 즐겼을 것 같다. 동구를 벗어나지 않고도 문화를 즐기고 나누고 토론하는 장도 생겼다. 다양한 공간이 마련되어 문화에 목마른 이들의 갈증을 잠시나마 풀어 주어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꼼짝도 하지 않던 벽이 조금씩 밀린다는 느낌이 든다. 동구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것들이 풍성해지고 있다. 조금만 부지런히 눈을 돌려 공유하면 즐길 거리들이 넘쳐난다.

서로의 다른 점을 알아가고 이해해 가는 것이 문화이다. 지역 문화 시대로 전환하는 상황에서 우리 지역에서도 조금씩 나아가는 문화를 만들어 보자. 시대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2024년은 일과 휴식이 함께하는 워케이션과 청년문화를 지원하는 청년센터 거점 공간이 마련된다고 한다. 또 ‘문화공장 방어진’은 지역 작가와 청년 예술가를 위한 전시 및 창작공간으로 활용된다고 한다. 새롭게 변신한 소리체험관은 ‘슬도 아트’로 탈바꿈했다. 전시관, 카페, 소공연장과 포토존, 야외 버스킹 존까지 갖추었다니 함께 누리고 나누어보길 권해본다.

프랑스 석학 기 소르망은 “문화가 돈이고 경제이자 경쟁력”이라며 “산업성장만이 아닌 문화혁신을 통해 문화·관광·창조산업을 성장시키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구만의 콘텐츠를 개발하여 다른 지역 사람들이 우리 지역의 문화를 부러워할 수 있는 그런 도시로 우뚝 서도록 해 보자. 빵에 버터와 잼 중 어떤 것을 먼저 바르는가에 따라 맛은 항상 달라질 테니까.

김뱅상 시인·HD현대중공업 리포터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