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불황에 올해 설 선물세트 양극화
고물가·불황에 올해 설 선물세트 양극화
  • 이정민
  • 승인 2024.01.2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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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축산 등 고가 프리미엄 상품 30만원 이상 인기
대형마트, 중저가 가성비 상품 중심 선물 세트 ‘호황’
고물가와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올해 설 선물세트 판매시장에서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백화점은 프리미엄 상품, 대형마트는 중저가 가성비 상품 중심으로 각각 뚜렷하게 양분되는 모양새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 3사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매출을 중간 점검한 결과 축산은 30만~50만원대, 청과는 10만~20만원대, 수산은 20만~30만원대 상품이 각각 잘 팔렸다.

최근 2~3년 사이 백화점에서 꾸준히 강세를 보인 가격대의 선물세트 상품이 불황 속에서도 예외 없이 잘 나간 셈이다.

명절 선물세트로 가장 인기가 많은 축산의 경우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 판매가 특히 인기였다.

롯데백화점에서는 50만원대 로얄한우 스테이크 세트 판매량이 전체 1위를 차지했고 현대백화점에서도 30만원대 한우 세트와 40만원대 한우구이 세트가 나란히 전체 판매 순위 1~2위에 올랐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40만원에 가까운 한우 세트가 판매량 상위권에 들었다.

이처럼 백화점에서는 팬데믹 여파가 한창이던 2021년 이래 명절 선물세트 구매 단가가 10% 안팎의 비율로 상승했다.

고향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선물 구매에 들이는 가계 예산을 확대한 것으로 엔데믹이 본격화한 지난해와 올해도 이런 추세는 그대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에 맞춰 백화점들은 고가 상품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고객 발길을 유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100만원 이상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 대비 30% 이상 늘렸으며, 롯데백화점도 400만원대 굴비 세트를 판매 중이다.

반면 대형마트에서는 중저가 상품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특히 가격을 내린 한우세트와 샤인머스캣을 활용한 과일 세트, 가격과 실용성을 강조한 통조림세트가 매출을 견인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6일까지 판매한 설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 설 같은 기간 대비 19.4% 늘었으며, 이중 한우가 37%, 과일 60%, 통조림 29%씩 각각 매출이 늘었다.

또한 과일 세트는 가격이 급등한 사과와 배 대신 상대적으로 시세가 안정적인 샤인머스캣 혼합 비중을 확대해 가격을 낮춘 게 주효했다.

햄류와 참치캔류가 대부분인 통조림 세트도 고물가로 명절 ‘집밥족’이 늘어나는 트렌드에 맞게 선물 수요가 꾸준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에서는 가성비 세트에 힘을 주고, 대형마트에서는 프리미엄 세트 물량을 늘리는 등 이른바 ‘크로스오버’ 현상도 나타나지만 아직은 각 업종의 핵심 고객층에 맞춘 판매 전략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고 짚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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