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성수품 수급·가격 안정, 서두를 때다
설 성수품 수급·가격 안정, 서두를 때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1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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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의 장바구니는 가벼울까, 무거울까? 정부 당국의 말대로라면 가벼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중 시세를 피부로 느끼는 주부들 가운데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18일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올해 설에는 사과·배 세트와 소고기를 선물하겠다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이다. 지난달 5~13일 소비자 3천3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사고 싶은 선물로 ‘사과·배 혼합세트’가 10.6%, ‘소고기’가 10.3%로 나타났다. 지난해 추석 전 조사에서는 사고 싶은 선물 1순위가 소고기였고, 건강기능식품이 2순위였으나 올해 설 선물은 주로 신선과일이 앞자리를 차지했다.

선물 구매 예정 시기는 ‘설 1주 전’이 34.9%였고, ‘설 2주 전’(28.6%)과 ‘연휴 시작쯤’(18.0%)이 그 뒤를 이었다. 성수품 구매 예산은 10만~20만원이 31.3%, 20만~30만원이 28.4%였고, 구매처는 대형마트(41.8%), 전통시장(17.8%), 중소형 슈퍼마켓(13.4%) 순으로 조사됐다.

성수품 구매 예산과 관련, aT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에는 20만~30만원(31.8%)이 10만~20만원(28.3%)보다 높았다”며 “올해 설에는 작년 추석 때보다 성수품 구매 예산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럴 이유가 있지 싶다. 주머니 사정은 나아진 게 없는데 설 성수품, 특히 작황이 안 좋은 신선과일 값은 의외로 많이 올랐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정부 당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장바구니 부담을 어떻게 해서라도 덜어주겠다고 안심 메시지를 띄운다. 설 성수품 수급 및 가격 안정을 위해 농식품부가 내놓은 대책은 제법 듬직해 보인다. △정부 비축분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확보하고 도축장을 주말에도 정상 운영해서 10대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194천t, 평소의 1.6배)로 공급하겠다는 약속이 그 첫째다.

이밖에도 △농축산물 할인지원 규모를 역대 최고 수준(590억원, 전년 대비 2.2배)으로 늘리고 △알뜰 소비정보 제공, 부정유통 단속과 같은 생산자-소비자 보호 강화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한다. 그렇게 하면 장바구니 걱정을 안 해도 된다는 이야기다.

“설 3주 전(1월 19일)부터 설 연휴 전(2월 8일)까지 ‘수급 안정 대책반’을 가동해 품목별 공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해서 농축산물 수급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 한 훈 농식품부 차관의 말이다. 일단 믿어야겠지만, 그의 말대로 되려면 위아래가 호흡이 척척 맞아야 한다. 지자체의 도움이 필수적이라는 이야기다.

울산시도 곧 설 성수품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구·군과 손발을 맞춘다 해도 적은 인력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한 차관이 당부한 말이 있다. “먹거리 전반의 수급 안정을 위해 생산자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및 가공식품·외식업계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 바란다” 설을 앞두고 그런 능력을 시와 구·군이 유감없이 발휘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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