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1- 뇌 기능 활성화와 ‘수면의 질’
-301- 뇌 기능 활성화와 ‘수면의 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1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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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은 내게 종종 “나이보다 젊게 보인다”고 말한다. 분명 기분이 좋아지라고 하는 말인 줄 뻔히 알면서도,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규칙적인 생활, 매사에 긍정적인 마인드, 날씨 관계없이 무조건 만 보 이상 걷기, 낮은 곳을 향한 ‘섬김과 나눔’ 실천 등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잠’이다. 정확하게는 숙면이다. 서너 시간을 자더라도 이상한 꿈에 시달리거나 중간에 깨지 않고 편안하게 자는 ‘수면의 질’이 중요하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수면장애는 삶의 질뿐 아니라, 뇌 기능과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사람이 110만명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1박 2일 워크숍을 가면, 금방 먼저 잠이 드는 사람을 보면 부러워한다. 그리곤 궁금해진다. “저 사람의 뇌 구조는 어떻게 생겼을까?” 뇌는 1천300~1천400㏄의 소우주다. 어른 주먹 크기의 단백질 덩어리가 개인의 운명을 결정짓고, 무한한 상상력으로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뇌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시시각각 변하는 생각과 감정의 변화는 어떻게 측정하고, 질병으로 이어지는 정신건강은 무엇으로 예측할 수 있을까. 우리 뇌는 단단한 두개골에 싸여 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뇌파다. 뇌파는 뇌가 만들어내는 전기 파동이다.

모든 생명체는 몸 안에 일종의 생체 전기를 담고 있다. 생체 전기는 일상에서 쉽게 보는 전기와는 다르다. 생체 전기는 전자가 아닌 칼륨 이온, 나트륨 이온, 칼슘 이온처럼 양전하를 띤 이온의 움직임에 의해 생성된다. 인간이 말하고 맨발로 걷고 아파하는 모든 활동이 다 이온들이 움직이면서 생성되는 신호 시스템의 결과다. 어쩌면 인간의 세포는 모두 미세한 전압을 가진 배터리와 같다. 그래서 지압 및 어싱(접지) 효과 등으로 전국적으로 맨발 걷기 붐이 일어나고 있다.

뇌의 활동 정도에 따라 뇌파의 모양도 다르게 나타난다. 뇌가 활발하게 활동할수록 진동수는 높아지고, 편할수록 낮아진다. 그러면 좌뇌와 우뇌로 구성된 뇌를 조화롭게 개발할 방법은 없을까? 먼저, 뇌를 자주 쉬게 하는 것이다. 편안히 누워 힘을 빼고 조용히 눈을 감고 숨을 천천히 쉬면서 정신을 몸의 한 부분에 집중한다. 음악으로 활기를 불어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정신을 안정시킨다. 아울러 뇌 기능을 활성화하는 음식 섭취 및 균형 있는 식사도 중요하다.

뇌파는 정신건강의 척도다. 뇌파의 주파수와 진폭을 보면 뇌의 활성도는 물론, 뇌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평소에 꾸준히 공부하는 학생은 항상 집중력이 높은 15~18㎐의 뇌파를 보인다. 시험을 코앞에 두고 반짝 공부를 하는 학생은 20㎐ 이상의 과각성(過覺醒) 상태를 보이다가, 시험이 끝나면 급격히 저각성(低覺醒)으로 떨어진다.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이 알코올이나 게임에 쏙 빠진 중독자다. 과각성에서 느끼는 짜릿한 기분과 만성피로, 의욕저하 등의 저각상 상태를 반복하면서 심신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명상이나 참선은 알파파와 세타파가 낮은 진폭으로 고르게 나타나면서 교차한다. 눈만 감고 이완된 상태에선 세타파가 보이지 않는다. 또한, 세타파에서 델타파로 바뀌면 깊은 수면에 들어간다. 매사에 의욕을 갖게 되면, 자극을 주어 전두엽을 사용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뇌가 발달한다. 어떤 일에 대한 흥미와 그것을 성취하고자 하는 의욕은 뇌 기능 활성화에 있어서 훌륭한 동기부여다.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 RUPI사업단장, 4차산업혁명 U포럼 위원장, 한국화학연구원 명예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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