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아우’… 코로나19 백서 펴낸 중구
‘형보다 아우’… 코로나19 백서 펴낸 중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16 20: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란 말도 있다. 기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주는 말들이다. 기록(記錄)이 정사(正史)로, 구전(口傳)이 유사(遺事)로 남아 전해지는 것도 근본 의미는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울산 중구가 이번에 큰일을 하나 해냈다. 3년 6개월간의 코로나19 극복 과정을 기록한 ‘코로나19 대응 백서’를 펴낸 것이다. 백서에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2월 24일부터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4급으로 하향 조정된 2023년 8월 31일까지 1천284일간의 코로나19 극복 여정이 담겼다.

중구청에 따르면, 백서는 코로나19 발생 및 유입 과정,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대책, 신속 대응을 위한 의료체계, 구민 소통 등 모두 4장으로 구성됐다. 도표·사진·그림을 같이 실어 가독성을 높였다. 미담 사례와 의료진·방역 관계자 이야기도 함께 실어 위기 속에서 빛난 시민의식을 조명했다. “의료진과 공무원, 주민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한 덕분에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었다. 이번 백서가 향후 새로운 감염병 발생 시 극복 지침으로 활용되길 바란다.” 김영길 중구청장의 말이다.

백서가 나오기까지 어떤 어려움,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아직 소상히 알 수는 없다. 말은 안 해도 백서에는, 보건의료 담당을 비롯한 많은 구청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의 애환도 같이 녹아들어 있을 것이다. 백서가 빛을 보기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에게 격려의 박수라도 보내고 싶다.

보고서 성격의 백서(白書)는 아무나, 아무렇게나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이틀간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23년 감염병관리 콘퍼런스 코로나19 대응백서 평가’에서 전국 1위의 영예는 대전시에 돌아갔다. 이 행사에는 전국 243개 지자체, 1천100여 명의 관련 학계 교수와 전문가, 공직자 등이 참여했다.

대전시는 어떻게 해서 전국 1위가 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심사평에서 조금 엿볼 수 있다. “대전시 백서는 촘촘한 구성과 대응 사례 중심의 생동감 있는 기술, 체계적인 방역체계 구축 등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전시 관계자의 말대로 코로나19 대응 백서는 앞으로 발생할 신종감염병 대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울산은 ‘코로나 백서’에 대해 그다지 눈길을 주지 않는 눈치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2022년 6월 동구보건소가 2년간의 코로나19 대응 노력을 담은 백서를 펴냈다는 소식이 짧게 나올 뿐이다. 여기서 인상적인 것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동구가 울산 최초로 차렸다’는 기록이다. 이 또한 유용하고 소중한 기록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중구가 코로나 백서를 펴낸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이 백서를 공유하게 될 울산시와 다른 구·군도 ‘기록의 중요성’을 가슴에 새기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