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덕의 역사칼럼] 중국은 역사상 한국의 일부였다 ①
[배종덕의 역사칼럼] 중국은 역사상 한국의 일부였다 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1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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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 6~7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전 대통령 트럼프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역사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역사에도 없는 엉터리 망언을 했다” 12일 이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홈페이지에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 전문이다.

“그(시진핑)는 중국과 한국의 역사에 대해서 말했다. 북한이 아니라 남북한이다 당신이 알듯이, 수천 년의 역사와 많은 전쟁을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북한은 사실 중국의 일부였다(더라). 10분 정도 듣고 있으니 나는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이에 대해 미국 시사 종합지 쿼츠(Quartz)는 “한국의 역사와 관련한 발언은 완전히 잘못됐다”면서 “남한 사회를 완전히 격분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얘기를 듣고 우리나라의 재야 사학자들은 대단히 분노했다. 명백히 역사적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나 역사학계는 입을 다물었다. 왜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는가? 진짜 속국이었다는 말인가?

중국은 우리 역사를 도둑질한 고대사 조작 프로젝트인 ‘동북공정(東北工程)’과 ‘탐원공정(探源工程)’ 등을 모두 끝내고 역사조작을 이미 마무리했으므로 이제는 그런 소리를 해도 된다고 생각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을 만난 중요한 정상회담에서 화제에도 없던 생뚱맞은 얘기를 왜 꺼냈을까? 그것은 ‘북한 집권층 유고 시에 중공이 쳐들어가더라도 미국은 상관하지 마시오’라는 얘기와 뭐가 다른가!

1979년 이전에는 중화민국 국민이나 중공 인민들은 당연히 (고)조선·부여·고구리·발해는 한국·조선의 역사로 인정했고, 당나라가 고구리를 쳐들어간 것을 침략이라고 규정했다. 중화민국 시기인 1936년 발행된 백과사전 「사해(辭海)」는 물론 일반인들의 기록에도 (고)조선·부여·고구리·발해는 모두 조선의 역사로 기록되어 있다. 1949년 공산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사해」가 기본 사전이었고, 모든 교과서에서도 고구리는 한국·조선의 역사였다고 했다.

1963년 당시 총리였던 주은래(周恩來, 저우언라이)는 “도문강, 압록강 서쪽은 역사 이래 중국의 땅이었거나, 심지어 옛날부터 조선은 중국의 속국이었다고 하는 것은 황당한 이야기”라면서 그런 결과는 모두 봉건시대의 대국 국수주의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중국 외교부가 펴낸 1963년 6월 28일자 〈외사공작통보〉에는 주은래가 당시 베이징을 찾은 북한의 조선과학원 대표단을 만나서 한 발언이 실려있다.

“고조선을 기자조선이라고 보고 조선 민족을 기자의 후손이라고 덧씌우면서 평양에서 유적을 찾아 증명하려는 무리한 시도는 역사 왜곡이다. 발해도 조선족의 한 지파였다. 조선 민족은 조선반도와 만주대륙에 진출한 이후 오랫동안 거기서 살아왔다.

요하(遼河)와 송화(松花)강 유역에는 모두 조선 민족의 발자취가 남아있다. 이것은 요하강과 송화강, 도문(圖們)강 유역에서 발굴된 문물과 비문 등에서 증명되고 있고, 많은 조선 문헌에도 흔적이 남아있다. 조선족이 거기서 오랫동안 살아왔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모택동 주석도 1958년 11월 베이징을 방문한 김일성 수상 등 북한 대표단에게 “당신들 선조는 당신들의 영토가 요하를 경계로 한다고 말했고, 당신들은 현재 당신들의 압록강 변까지 밀려서 쫓겨왔다고 생각한다. 당신들이 역사를 기술할 때 이것을 써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1958년 11월 중국 외교부가 펴낸 <모택동접견외빈담화기록휘편> 제4책에 실려있다.

중공이 중국사회과학원에 ‘중국변경사지연구중심’을 세워 국경과 영토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기 시작한 것은 1983년이었다. 9차 5개년계획의 일환으로 ‘고구리 역사연구’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1999년 ‘동북공작참’을 설치, 학술 연구 토론회를 거쳐 2001년 “고구리는 지나 동북역사의 소수민족 정권이고, (고)조선·신라·백제도 지나의 번국이며, 현재 동북지역에 사는 조선족은 이민 온 민족이다”라는 해괴한 얘기를 2001년 〈중국 고대 고구리 역사 총론〉이라는 책에 실었다. (②로 이어짐)

배종덕 (역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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