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도 못 채운 ‘울산 사랑의 온도탑’
80도 못 채운 ‘울산 사랑의 온도탑’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1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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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처럼 경기도 얼어붙은 탓일까. 울산 사랑의 온도탑의 수은주도 같이 얼어붙은 느낌이다. 사랑의 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는 15일 0시까지 전국에서 모인 기부금 총액이 4천440억원으로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15일 저녁 울산시청 남쪽 마당에 세워진 ‘희망 2024 나눔 캠페인’ 온도계의 붉은 금은 73.9도를 가리켰다. 엿새 전(9일)의 71.2도(51억5천만원)보다 2.8도가 나아진 정도일 뿐이다. 앞으로 보름 동안 ‘나눔 목표 72억 5천만원’을 과연 어떻게 다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 크다.

공식 발표에 귀 기울여 보자.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올라가기 시작한 ‘전국 사랑의 온도탑’은 가동 한 달 반째인 15일 기준 101.2도를 기록해 목표치를 웃돌았다. 마감일보다 2주 남짓 빠른 속도다.

이는 법인의 기부액이 많았던 덕분이다. 삼성, 현대차그룹, SK, LG 등 4대 그룹의 성금이 1천90억원이나 되면서 법인 기부 금액이 1998년 모금 시작 이후 처음으로 1천억 원을 넘겼다. 그러나 지역별 편차는 컸다. 지역별 비교에서 울산은 바닥 수준이었다.

이날 기준 공동모금회 전국 17개 지회 중 경기·부산·충북·전남·경북은 ‘나눔 온도 100도’ 목표를 달성했다. 하지만 대구·광주·강원·경남 등 4개 지회는 80도대에 머물렀고, 울산·인천·전북 등 3개 지회는 70도대에 머무르면서 하위그룹으로 처졌다. 모금회는 지역 불균형이 고물가로 인한 경기 침체가 지역 산업군에 영향을 미쳐 나타난 것으로 보았다.

울산도 모금회 설명의 범주를 벗어나지는 못한다. 울산모금회 관계자도 저조한 실적의 원인을 불경기에서 찾는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기업들이 기부를 자제하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참여’에 기대를 걸기도 한다.

사랑의 온도탑을 뜨겁게 데울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기업체의 참여에서 기대할 수 있다. 울산에서 15일까지 73.9도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기업체들의 통 큰 기부 덕분이었다. 울산모금회에 따르면 이번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한 기업은 고려아연, 에쓰오일, 현대차 울산공장, 롯데삼동복지재단, SK 계열사, 농협은행 울산본부, 경남은행 사랑나눔재단 등이었다.

지금부터라도 나눔 문화의 숨은 저력을 되살린다면 못 이룰 것도 없을 것이다. 울산 사랑의 온도탑의 붉은 금이 하루빨리 100도 선을 치고 올라가 ‘하위그룹’ 소리를 더는 듣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 아닌가.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이 가치 있는 일에 십시일반의 정성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

참여를 원하는 울산시민은 거주지역 구·군청 및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방송사 성금접수창구 또는 울산모금회 홈페이지를 통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다.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울산을 가치 있게!’라는 구호가 새삼 빛을 발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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