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과 지방소멸에 대한 소고
저출산과 지방소멸에 대한 소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4.01.1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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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1970년대 산아제한 표어들이다. 우리의 부모 세대들은 표어에 순응하며 살았고 우리 세대는 예비군 훈련장에서는 정관수술을 받으라는 유혹을 받았고 수술을 받으면 훈련 면제라는 특전도 누릴 수 있었다. 그 시대를 경험했던 우리는 합계 출산율 0.6%라는 아이를 아예 낳지 않는 시대가 이렇게 빨리 오리라고는 감히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인구감소를 걱정하며 모든 정책을 출산율 높이기에 쏟아붓고 있는 지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

이러한 산아제한 정책과 시대변화로 급격한 인구감소는 한때 번영했던 지방 마을들은 소멸시키고 있다.

인구감소와 경제적인 침체로 젊은 세대들의 도시로의 이동은 농촌과 도시 근교 작은마을에 빈집을 늘리고 이 지역의 경제는 더욱 피폐해지고 있다.

농촌지역은 농업의 산업화와 함께 산업시설이나 편의 시설의 부족, 교육 및 의료인프라의 미비 등으로 축소와 고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로 인한 농민들의 생계는 위협받고 삶의 질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특히 소멸되고 있는 농촌 마을에서의 교육, 의료, 편익 시설의 부족은 삶의 질은 더욱 떨어지고 문화예술은 남의 일로 전략하면서 농촌은 급격하게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이와 극적인 대조를 이루는 것은 수도권을 배경으로 한 대도시의 집중화는 더욱 심화되고 경제발전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수도권의 도시들은 대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중소기업들의 진출로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경제적 풍요는 물론이고 교육과 의료인프라의 확충과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생활의 풍요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최근 들어 이슈가 되고 있는 지방소멸의 문제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저출산, 즉 인구 부족에서부터 출발한다. 여기에다 모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도심 집중화는 지역의 인구감소를 기반으로 산업의 퇴조, 각종 인프라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방의 위축, 지방 도시의 소멸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인구가 줄어들고 도시가 소멸하는 중병에 처해있다. 원인은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이며,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도시와 농어촌이 소멸하는 것이다.

이로인해 젊은 인구는 대도시로 유출되고 노인들만 남았다가 세상을 떠나기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지만,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진단은 제각각이고 치료는 근시안적인 임시방편이다.

아이를 낳게 하려면 출산장려금, 육아 비용 등을 준다고 하지만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이고, 지방 도시 인구 정착을 위해 공기업 지방 이전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 또한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은 혁신도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출산 문제는 소극적인 법령이나 만들고 얼마를 지원한다는 그것보다는 더 획기적이고 과감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대응책으로는 지역 특성을 고려한 지방정부의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공공정책의 개발과 실행, 지역 특성을 고려한 특수시책을 개발하고 실행함으로써 실효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

도시의 소멸, 죽어가는 도시를 살아나는 도시로 변화시키고 도시와 지방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도시와 지방,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균형 잡힌 정책과 실천 노력이 절실하다.

저출산과 도시소멸에 대한 문제해결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정부와 국민 모두가 대응책에 공감할 수 있는 대안만 제시된다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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