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울주선바위도서관 전시홀에서 기획전시를 새롭게 준비했다. 그동안 10여년간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면서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다 보니 좀 더 완성도 높은 문화공간이 필요하다는 욕심이 생겼다. 내친김에 지금까지 알음알음 펼쳐온 일반전시가 아닌 특별한 기획전시를 마련하고, 낡은 전시 공간도 새롭게 단장했다.

올 한해는 ‘몰입과 확산’이라는 과제로 관람객에게 새로운 예술 경험의 확장과 함께 작품의 다양성을 담은 감상의 재미를 제공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의 전시 주제는 ‘청년 고백’이다. 청년들의 열정과 성숙의 과정을 예술 형식으로 차용해 메시지를 담아낸 기획전을 준비했다. 청년들의 속마음과 경험을 표현한 젊은 감성을 캔버스로 보여준다.

‘청년 고백’은 청년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그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통해 사회 문제를 대화와 변화로 이끌어내는 의미를 가진다. 청년에게는 힘과 용기를 주고, 관람객에게는 청년의 세계와 사회적 현실에 대한 인식과 고민을 전달해 이해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상반기에 열리는 전시들을 소개하면, 먼저 서양화가 박미혜 작가의 ‘행복 찾기’ 전시가 있다. 박 작가는 그동안 ‘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가 가꾸고 지켜야 하는 소중함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서는 ‘행복 찾기’를 주제로 한 수채화 작품 40여점을 전시한다.

울산을 무대로 활동하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 재학 중인 청년작가 한정아의 ‘행복을 찾는 여정’은 현대인들이 행복이라는 꿈을 찾아가는 힘든 여정을 추상적인 고백으로 담아냈다. 울산문화예술회관 2023년도 선정 작가인 김보연 작가의 ‘아는 여자’는 다시 만나는 과거의 나를 주제로 한 동화 같은 캐릭터와 유년 시절의 기억을 모티브로 현재의 감정과 결합시켜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상반기 전시에서는 울산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들과 대구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들의 시각차를 엿볼 수 있는 미적 교류전을 처음으로 마련했다. 지역성을 극복하기 위한 첫 시도로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미적 교류전에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청년작가인 변카카, 최유진, 이민희 작가가 ‘가면 뒤집기’ 전시를 선보인다. 우리의 감각적 인식의 판단은 훨씬 강력하다는 메시지와 개인의 경험으로부터 투영된 세상을 전시로 표현한다.

특히 변카카는 독일에서 유학한 울산 출신 작가로, 작년에 울산시립미술관에 ‘빵머리’라는 설치 미술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빵’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삶과 죽음이 하나의 순환적인 연결고리라는 역설을 표현한 작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전통 공예와의 만남’도 눈여겨 볼만하다. 울산 언양에서 벼루를 제작하고 있는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6호 ‘벼루장’ 사암 유길훈의 전통 공예전을 마련했다.

유길훈 장인은 충북 진천에서 유명한 벼룻돌인 ‘상산자석’으로 입문한 이후 전국에 좋은 벼룻돌을 찾아다녔다. 이후 언양 반구대에서 중국의 ‘단계연’과 견줄만한 최상급의 돌을 발견한 뒤에는 벼룻돌이 좋아서 울주군에 정착했다. 이번 공예전에서는 유길훈 장인의 벼루와 삶을 조명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전시를 준비했다.

울산대학교 예술대학생들의 특별 전시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청년작가의 시작점인 학생들의 메시지가 주는 독창성과 순수함은 그동안 보지 못한 전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지역주민과 인근 학교 학생 등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전시로 만들어 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예술가와의 만남과 상시 전시해설을 준비해 관람객들이 전시에서 더 많은 미적 경험을 누리도록 지원할 것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미술 보기’를 통해 울산의 문화와 예술이 한층 성숙하는 전시가 되길 바라며, 예술을 통해 청년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공유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올 한해는 도서관을 찾는 걸음이 가볍고 즐거운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변화를 실현해 나갈 생각이다. 울주군의 모든 도서관이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올해 울주선바위도서관이 준비한 다양한 전시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이상문 울주군 도서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