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事多難…계묘년 한 해를 돌이켜본다
多事多難…계묘년 한 해를 돌이켜본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2.2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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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多事多難)…. 한자 뜻 그대로 2023 계묘년(癸卯年) 한 해는 나라 안팎으로 일도 많았고 탈도 많았다. ‘글로벌 시대’임을 입증하듯 하마스-이스라엘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피 튀기는 전쟁은 곧바로 한국의 외교와 경제에도 주름살을 안겼고 그 파장은 쉬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사다난하기는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중한 인명을 앗아간 대형참사, 나라 체면까지 구긴 새만금 잼버리대회와 2030 국제박람회 부산 유치 실패가 남긴 쓰라린 상흔의 ‘완전 치유’는 아직 먼 거리의 일로 보인다. ‘협치(協治)’라는 낱말을 사전 속으로 구겨 넣은 정치권의 풍향계도 국민에게 ‘희망’ 아닌 ‘절망’의 메시지만 던져준 건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되돌아볼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 울산의 상황은? 모처럼 조선업 경기가 생기를 되찾고, 다른 몇몇 업종들의 경기실사지수도 점차 상승곡선을 그을 조짐이 엿보이는 현상은 쌍수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정주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지역사회가 보수-진보의 적대적 이념 대립으로 심한 갈등의 수렁에 빠져드는 것은 여간 우려스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이 같은 사회적 갈등의 틈을 메워줄 여론주도층 인사마저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우리 울산시민이 맞닥뜨린 불행의 적신호로 여겨진다. 성직자나 지식인층은 ‘광야의 외침’이 절실한 시기가 닥쳐와도 제 앞가림이 더 급해서인지 ‘이웃사랑’이니 ‘공동체 의식’이니 하는 고상한 말에는 귀를 막으려는 경향이 짙다.

어디 그뿐인가. 해마다 되풀이된 일이지만, 정치권이고 교육계고 할 것 없이, 지역 저명인사들은 상대방에 대한 양보나 배려, 타협의 정신은 뒷주머니에 쑤셔 넣은 채 아집에 사로잡혀 공격적 언행을 예사로 일삼는 일이 다반사다. 이 서글픈 관행이 언제쯤 자취를 감출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이처럼 그늘지고, 어설프고, 부정적인 면만 끄집어내는 듯이 보이는 것은 지금이 한 해를 돌이켜보고 마무리하는 시점, 세밑이기 때문이다.

우리 지역사회가, 그리고 나라 전체가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서, 뉘우칠 것이 있음을 깨닫는다면, 집단 참회의 시간이라도 가지기를 권한다. 그래야 어둠의 묵은해를 딛고 밝은 새해로 내달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갑진년(甲辰年) 새해에는 울산 지역사회 그리고 우리가 뿌리내리고 사는 대한민국이, 정신적으로 더 성숙해지고 물질적으로도 더 높이 도약하기를 기원한다.

지금은 ‘송구영신(送舊迎新)’이란 말뜻 그대로,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기 직전의 시점이다. 112만 울산시민과 우리 국민 모두 서로를 껴안고 다독거리는 마음가짐으로 새해 신새벽의 해돋이를 맞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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