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送舊迎新), 2024년
송구영신(送舊迎新), 2024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2.28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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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묘(癸卯)년 검은 토끼는 벌써 지쳤다.

갑진(甲辰)년 청룡이 바통을 이어 받을텐데, 설레면서 걱정이다.

돌아보면 고단한 한해였다. 인플레이션, 경제 및 부동산시장 불안정, 가슴 아픈 전쟁도 여전히 세계 이곳저곳에서 진행중이다.

이상기온으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고, 챗GPT 등의 인공지능 시장에도 엄청난 발전도 있었고,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등 과학과 IT기술 발전 속도도 상상 이상이다. 우리도 정신 바짝차리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전국 일간지들이 선정한 ‘국내 10대 뉴스’를 살펴봐도 기분 좋은 게 별로 없다.

탈울산행렬로 인한 청년인구 감소, 열악한 교육과 의료 인프라, 학교폭력과 교권회복 등 울산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나마 김두겸 울산시정과 천창수 울산교육감이 기업유치와 ‘행복학교’를 위한 행정에 올인해 차츰 나아지고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하다.

국민으로부터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은 게 정치인데, 새해에도 정치가 걸림돌이다. 국민은 뒷전이고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향한 ‘꼼수정치’로 혈안이다. 옳고 그름의 상식적 판단도 무시된 진영간 국론분열은 위험수위에 와 있다. 대학교수들이 집단으로 지적하듯 ‘과이불개(過而不改·잘못이 있어도 바로잡지 않음)’의 뻔뻔함 뿐인 듯 보인다.

현대 사회는 ‘희망 자체가 불평등하게 분배된 곳’이라는 사라 아메드의 말처럼 세상은 무척이나 혹독하다. 평온한 삶을 사는 와중에도 늘 불안하고 두렵다.

1년을 돌아보는데, 이런 걱정들이 먼저 드는 까닭은 나의 생 역시도 고단했기 때문이리라. 많은 이가 그러했으리라. 하지만 이런 한 해도 저물고 있다. 생성과 소멸의 순환 과정에서 이 모든 아쉬움들도 결국에는 끝이 날 것이다.

어제의 태양과 오늘의 태양은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12월 31일의 태양과 1월 1일의 태양은 그 이미지가 확연히 다르다.

새해 첫 태양은 언제나 마음속에서 뜬다. 빛을 이기는 어둠이 없듯 봄을 이기는 겨울도 없다. 쓰디 쓴 블랙커피에도 중독될 수 있는 것은 그 쓴맛 어딘가에 달콤함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힘들고 지치는 일상에서도 보석 같은 순간들은 있게 마련이다.

성공한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어떠한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는 강인한 자세와 과감한 도전으로 위기상황을 기회로 만들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그러한 모습을 보여줄 때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최근 2024년 사자성어로 운외창천(雲外蒼天)을 선정했다. ‘어두운 구름 밖으로 나오면 맑고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으로 희망을 잃지 않고 난관을 극복하면 더 나은 미래가 있다는 의미다.

곧 새해의 붉은 해가 떠 오르고 2024년을 희망 찬 마음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특히 2024년은 갑진(甲辰)년 용의 해다. 푸른 용이 승천하듯 활동력있는 한 해가 될 것을 기약하면서 새해에는 진실로 좋은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다.

새해 맞이로 유명한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은 1월 1일 일출시각이 한반도 육지해안에서는 가장 빠른 곳으로 알려졌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새벽이 온다!’는 그 간절곶에서 내년에는 아름다운 새해를 맞이하고 싶다. 올해보다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길 바라며…

정재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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