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까지 얻은 울산시의 ‘생태계 보전’ 노력
덤까지 얻은 울산시의 ‘생태계 보전’ 노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2.18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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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생태계 보전 노력이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환경부 주관 ‘2024년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사업’ 공모 심사 결과 시가 신청한 2개 사업이 모두 선정되는 행운을 얻게 된 것이다.

공모의 문턱을 넘어선 덕분에 새해에는 중구 태화강 둔치에서 ‘물억새 군락지’를, 장현저류지에서 ‘야생 두꺼비 생태통로’를 조성할 여력이 생겼다. 사업 밑천은 시가 환경부에서 돌려받을 4억5천만원씩 모두 9억원이다.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사업’은 지자체를 비롯한 사업자가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환경부에 낸 생태계보전부담금 일부를 돌려받아 훼손된 생태환경 복원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9억원을 돌려받게 된 시로서는 임도 보고 뽕도 따게 됐으니 두 가지 행운을 한꺼번에 거머쥐는 셈이다.

시에 따르면 태화강 둔치는 생태적 기능이 약화하면서 환삼덩굴과 붉은귀거북과 같은 생태계교란종이 판치는 것이다. 더욱이 불투수층의 증가, 완충시설의 부재, 귀화식물 중심의 초지는 생태·경관적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이런 현상은 태화강이 동천과 만나는 합수 지역(두물머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러던 차에 시가 생태계보전부담금 반환사업 공모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시쳇말로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시는 돌려받을 부담금으로 태화강 가에 물억새를 더 많이 심어 생태계교란종의 확산을 막고, 홍수 때 강물이 흐르는 속도를 줄여 땅이 파이는 현상도 예방할 계획이다.

시는 또 생태습지를 만들고 야생화도 심어 나비와 잠자리를 비롯해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도록 할 참이다. 도로-주거지의 경계 지점에는 완충작용을 하는 대나무를 심어 생물 종의 직접적 교란을 막고, 쉬어 갈 휴식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사업이 끝난 뒤에는 다양한 생태계 보전 프로그램을 발굴·운영해서 사업 대상지를 관리할 방침이다.

‘장현저류지 두꺼비 보호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두꺼비 산란지인 장현저류지에서 부화한 새끼는 해마다 봄이면 장현천을 따라 서식지인 황방산으로 이동한다. 문제는 이동 과정에 도로를 건너던 두꺼비들이 차에 깔려 떼죽음을 당한다는 사실이다. 중구청과 민간단체가 임시 울타리를 치기도 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근본 대책이었다.

이 문제도 돌려받을 돈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으니 참 반가운 일이다. 시는 그 돈으로 두꺼비 생태통로를 만들어 찻길 사고(로드킬)를 예방할 계획이다. 내친김에 장현저류지에 쑥부쟁이, 비비추, 고랭이와 같은 수질 정화 식물을 심어 수질 개선도 겨냥한다는 방침이다.

시가 공모사업에 뛰어든 것은 ‘신의 한 수’라고 할만하다. 이번 두 가지 생태계 보전 사업을 구름판 삼아 시가 ‘생태도시 울산’으로 훌쩍 도약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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