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6- ‘챗GPT’가 바꾸는 요술램프 세상
-296- ‘챗GPT’가 바꾸는 요술램프 세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2.13 2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요술램프와 같은 ‘챗GPT(ChatGPT)’가 등장하여 우리를 또 다른 세계로 이끌고 있다. 불과 출시 몇 달 만에 세상을 뒤흔들었다. 알파고에 이은 두 번째 인공지능 돌풍이다. 필자가 학창시절 “내 리포트와 논문을 누가 대신 작성해 주면 좋겠다”라는 엉뚱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런 일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챗GPT를 만든 오픈AI는 모든 인류에게 AI가 도움이 될 유익함을 제공한다는 목표로, 2015년에 미국의 샘올트먼이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챗GPT는 자연어 처리가 가능한 인공지능 기반 챗봇 서비스다.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가 가지고 있는 맥락을 이해하고 과거의 대화 기록을 기억하여 응답해준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것을 가능하게 된 것이 트랜스포머라는 딥러닝 기술이다. 트랜스포머는 멀리 떨어져 있는 단어 사이의 관계까지 감지하며 맥락과 의미학습이 가능하다. 또한, 데이터를 병렬 처리함으로써 학습속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도대체 챗GPT가 뭐길래 이토록 온 세계가 열광하는가? 몇 번만 대화를 나눠보면 알 수 있다. 질문에 답을 해주고, 이메일, 기사, 소설, 학술논문 등 문서 작성이 가능하다. 로스쿨 시험과 미국 와튼스쿨 MBA 기말시험 등을 통과하며, 인간의 지적 능력과 관련된 많은 일을 수행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구글링을 하면 많은 검색 결과가 나와서 그중 필요한 정보를 선택해야 하지만, 챗GPT는 확률적으로 가장 정확한 답을 제시해 주며 상호작용을 한다. 챗GPT는 사람보다 수천, 수만 배에 달하는 데이터를 분석하므로 훨씬 더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다.

챗GPT가 만능은 아니다. 챗GPT는 학습 데이터 기반으로만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에 학습 데이터가 부정확할 경우 잘못된 결과를 생성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가 아닌 윤리적 판단과 상식적인 추론을 이해하고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질문자의 의도를 재확인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없어, 아직은 질문자의 의도를 추측할 수밖에 없다. 같은 질문을 어떻게 물어보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 있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챗GPT는 과연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까? 챗GPT는 창조성을 기반으로 법적 문서 검토, 비즈니스 자료 생성 등의 작업들은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해 줄 수 있다. 즉 영역별로 인간이 하는 일을 대체할 수단으로 자리잡을 듯하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학술논문을 작성하고, 각종 시험을 통과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표절 논란이 일고 있다. 챗GPT가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다. 아직은 생소하지만, 인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거부할 수 없는 대세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2023년은 AI 전쟁의 원년이며 기술패권 전쟁이 시작되었다. 우리나라는 AI에 관해서는 기술력과 시장 등 모든 면에서 후발주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네이버가 구글을 제치고 국내검색 시장을 장악한 전략을 참조하면 좋겠다. 또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재 확보와 AI 플랫폼 구축을 위한 국가적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가까운 장래에 우리 자식 세대는 AI와 경쟁하며 살아가는 시대가 올 것이다. 휴대폰 등장으로 우리 삶의 모습이 혁신적 변화를 가져왔듯, 챗GPT 등장으로 이제까지 상상하지 못했던 많은 일이 가능해지는 요술램프 같은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계속 진화하고 있는 AI 시대의 게임 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는 발 빠른 준비가 필요하다.

민병수 ㈜엠아이티 대표이사 경영학박사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