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태 시인, 104번째‘고독한 자의 공동체’출간
한승태 시인, 104번째‘고독한 자의 공동체’출간
  • 김하늘
  • 승인 2023.12.1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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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로 구성… 시간·삶의 퇴적 정직하게 기록한다는 점 눈길

한승태 시인의 시집 ‘고독한 자의 공동체’가 걷는사람 시인선 104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책은 1부 몸뚱이 하나를 밤비는 언제 다 적시나, 2부 별의 목소리 겹쳐 들었다는 그때, 3부 어제 그리고 오늘, 4부 중간놀이, 해설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신간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위에서 시간과 삶의 퇴적이 오롯이 담긴 흔적을 정직하게 기록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시인은 ‘우리는 왜 고독할 수 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에 골몰하며 가만히 걸음을 옮긴다. 진솔하게, 때로는 유쾌하게 자신만의 시 세계를 구축하는 시인을 따라 발을 옮기다 보면 과열된 공동체의 일부로 존재하는 화자들이 보인다. 이들은 내 맘대로 되는 거 하나 없는 세계에서 저마다의 자리를 책임감 있게 지켜내며 연봉과 서열에 따라 구분되는 삶을, 허기진 영혼마저 빼앗기는 기분이 드는 현실을 묵묵히 감내한다.

오직 한 번의 쓰임을 위해 만들어진 일회용 컵에 적힌 ‘건강하세요 그리고 행복하세요’라는 빤하고도 씁쓸한 안부와 건너편 옥상에도 나와 같은 의자들이 나란히 놓여 있는 쌉싸름한 장면이 거대하고도 일상적인 고독을 들춰내며 자본주의 사회의 면면을 투시한다.

시인의 통찰이 비단 거대한 공동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모양도 크기도 다른 여러 가지 형태의 공동체에 속한 구성원들이 서로의 삶을 살피고 이해하도록 힘쓴다.

박다솜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이 시집이 공동체를 와해시키고 인간을 자연과 멀어지게 만든 산업화를 비판하는 지점에 주목하며 시인의 시적 화자는 속절없는 시간의 흐름으로 인해 상실된 것들을 애도하는 한편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일의 어려움을 노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철규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엉키고 굴곡진 마음이 둥근 울음과 평평한 금이 돼 윤슬로 부서지는 바다가 바로 이 시집”이라고 전했다.

한승태 시인은 강원도 내린천에서 태어나 2002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바람분교’, ‘사소한 구원’, 산문집 ‘#아니마-시와 애니메이션의 미메시스’를 냈으며, 1회 실레작가상을 수상했다.

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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