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단상] 참된 봉사의 가치를 고민하다
[행정단상] 참된 봉사의 가치를 고민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2.0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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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돌아왔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이웃들에게는 더욱 힘든 계절이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주변을 돌아보고 살피는 따뜻한 마음과 이타적인 행동이 더욱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무원 개개인의 노력,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함께 애정 어린 마음으로 봉사해 주시는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원봉사(volunteering)’란 자유의지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voluntas’에서 유래한 말로, 대가 없이 자발적으로 타인을 위해 힘을 다하는 것을 뜻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기꺼이 나누는 숭고한 활동이다. 봉사는 하는 이, 받는 이 모두에게 행복이다. 봉사를 통해서 나눔의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물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다변화되고 개인주의가 심화하면서 도움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자원봉사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자원봉사 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원봉사자의 수가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자원봉사 활동 의무 시간이 없어짐에 따라 학생 자원봉사자 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또한 고령화 문제 등으로 인해 기존 봉사자의 활동도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신규 봉사자도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40~50대가 활발하게 경제 활동에 나서면서 여유시간을 내기 어려워진 데다 단체 내 적응, 담당 업무 강도, 활동 참여 주기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봉사단에 잔류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것은,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자원봉사가 대가성 활동으로 여겨지는 일도 있다는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봉사나 소정의 대가가 없을 때는 봉사자 모집이 쉽지 않은 때가 종종 있다. 일례로, 통장으로 선발되지 못한 지원자들에게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봉사단체 활동을 요청했을 때 흔쾌히 수락하는 지원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또 아주 일부이긴 하지만, 봉사 시간 등록에 집중하는 사례도 있다. 누적된 봉사 시간이 이웃을 위해 힘쓴 노고를 증명하는 증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봉사 시간을 개인의 면을 세우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 만약 그럴 경우 수백, 수천의 봉사 시간이 갖는 의미는 퇴색될 것이다. 봉사활동은 맡은 임무에 책임감을 갖고 보상 심리 없이 성실히 수행해야 하는 일임을 기억해야 한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의 잘못된 행동으로 자원봉사의 본질과 의미가 흐려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따뜻한 마음과 투철한 봉사 정신으로 여러 분야에서 참된 봉사를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동네 청소부터 급식·미용 지원, 구정 소식 홍보 등 자신이 가진 다양한 재능을 살려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자비로 물품을 후원하기도 하고, 지역 축제와 행사 등이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행사를 지원하며 구슬땀을 흘리기도 한다. 또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어려운 이웃을 발굴하고 보살피면서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동네 만들기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이자 더불어 사는 복지 사회를 건설하는 밑바탕이 된다.

봉사 문화 확산을 위해 행정이 해야 할 일은 참된 봉사자를 적극 발굴·영입하고 이들이 봉사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나아가 봉사활동의 방향성을 같이 고민하고 옆에서 길을 잡아 주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주민들도 봉사활동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할애해야만 실천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나누고자 하는 마음과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임을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행정과 주민들이 함께 힘을 합쳐 선한 영향력을 확산해 나갈 때,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라 믿는다.

전영희 울산 중구 복산2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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