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취약계층 보살피는 ‘따뜻한 복지’
겨울철 취약계층 보살피는 ‘따뜻한 복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2.0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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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경고”…. 무슨 말일까?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 현관문에 한동안 붙어있었던 경고문이었다. 알고 보니, 이미 경매에 넘어간 아파트를 더 미루지 말고 비워 달라는 새 집주인의 마지막 독촉장이었다.

지난 1일 밤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최후의 길을 택해야 했던 참극은 많은 것을 고민하게 하고, 사회적 안전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 가슴 아픈 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염두에 두고 마련하진 않았겠지만, 때마침 울산시가 ‘따뜻한 겨울나기 대책’(‘겨울철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5일 공개했다.

이 대책은 내년 2월까지 저소득층과 취약계층(노인·아동·노숙인 등)을 집중적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울산시에 따르면 9월 기준 울산지역 취약계층은 줄잡아 6만9천여세대, 8만9천여명에 이른다. 시는 이들에게 겨울은 견디기 힘든 계절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사회적 약자의 겨울나기 대책을 마련했다.

시가 특히 신경 쓰는 것은 ‘복지 사각지대 발굴’이다. 시는 두 달에 한 번씩 연 6차례에 걸쳐 통계수치를 바탕으로 ‘위기가정’ 발굴과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거친 통계수치는 단전, 단수, 건보료 체납, 고용보험 가입 이력 등의 기초 자료가 된다.

시의 ‘겨울철 취약계층 지원사업’이 겨냥하는 것은 ‘약자와 함께 하는 따뜻한 겨울나기’다. 시는 이를 목표로 △촘촘한 위기발굴 △두터운 민생지원 △따뜻한 겨울나기 등 3대 기본방향을 정했다. 추진과제는 5개 중과제와 15개 세부과제가 뒤받치고 있다. 세부과제는 ‘난방비 지원’부터 ‘고독사 예방’까지 촘촘한 복지 그물망으로 짜여있다.

울산지역 5개 구·군도 제각기 ‘따뜻한 겨울나기 대책’을 마련했거나 마련하는 중이다. 특히 북구는 ‘겨울철 한파 극복에 초점’을 맞춰 취약계층 집중 발굴·지원에 나서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각 동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한 ‘중장년 1인 가구 실태조사’다. 혼자 사는 만 40~64세 주민 270여명의 거주 실태와 사회적 위험도 등을 대면 인터뷰로 하는 조사라고 한다.

그러나 어떤 일이든 계획과 실천 사이에는 ‘틈’이 있기 마련이다. 그 틈을 최소한으로 좁힐 수만 있다면 ‘따뜻한 복지’는 구호가 아닌 현실로 만날 수 있다. “마지막 경고”란 문구에 조금이라도 더 빨리 눈여겨보았더라면 일가족 4명의 참변은 미리 막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지역 지자체들이 그런 마음가짐으로 대책을 풀어 나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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