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험 국민아파트, 땜질은 임시방편
붕괴 위험 국민아파트, 땜질은 임시방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1.26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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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구가 26일 방어진 국민아파트의 안전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붕괴 우려가 큰 방어진 국민아파트에 대한 실시간 위험도 측정 방안을 마련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의 대책이었다.

방어진 국민아파트 붕괴 우려 문제가 불거진 것은 한 달 열흘 전인 지난달 17일의 일이다. 동구의회 제215회 임시회 1차 본회의가 열린 이 날 임채윤 구의원의 5분 자유발언이 문제를 뒤덮고 있던 덮개를 걷어내는 계기가 됐다.

“동구는 방어진 국민아파트 입주민들에게 이주비와 임대주택 융자를 지원하겠다지만, 이주 시급성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주민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임 의원의 지적이었다. 임 의원은 이렇게 말을 이었다. “붕괴 위험에 떨고 있는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행정력을 최대한 동원해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동구와 임 의원에 따르면 방어진 국민아파트는 지난 5월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 E등급을 받았다. ‘E등급’이란 건물 사용을 즉시 금지하고 보수·보강이나 개축을 해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사람이 안심하고 살 곳이 못 된다는 이야기다. 이 아파트는 지반 침하, 주요 구조부 약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 뒤로 입주민들의 이주가 꼬리를 물었다. 총 50세대 가운데 26일 현재까지 3세대가 이주를 마쳤으나 나머지 47세대는 아직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3차 신청에서 이주 의사를 밝힌 주민은 12세대에 지나지 않는다. 나머지 35세대는 아직 최종 결심을 미루고 있다는 이야기다. 동구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아파트 주민들에게 임대주택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주 희망 세대가 올해 안에 LH 임대아파트와 매입임대주택 등지로 이주하게 돕는다는 것이다. 또한, LH와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재난관리기금 심의위원회를 열이 이사비·전세보증금 지원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동구가 26일에 낸 대책은 그 중간 조치로 보인다. 방어진 국민아파트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자동계측기 4대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계측기는 건물 기울기, 가속도, 지반 침하 정도 등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측정해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는지 분석하는 구실을 한다.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는다. 이주 의사를 밝힌 12세대를 합쳐 47세대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 속에 지낼 수밖에 없다. 동구가 좀 더 적극적인 대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행정기관의 가장 큰 책무는 주민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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