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와 지방정치를 보는 시각차
중앙정치와 지방정치를 보는 시각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1.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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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치권에 대한 변화 요구는 태풍의 눈이다.

그 핵심은 기득권 포기이고, 희생이다. 여야 가릴 것 없다. 그 요구에 얼마나 부응하느냐에 국민의 시선이나 정치의 변화 양상도 달라질 것이다. 물론 저항도 만만치 않으니 성과가 어느 정도 될지 예측불가다.

울산에서도 울산 남구을 지역구인 4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거취가 지역 정가의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인요한 혁신위’로부터 내년 총선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 압박을 받고있는 김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하게 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울산지역 여론을 살펴보면 김 대표가 울산에 남아 지역 발전에 매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가 하면, 혁신위와 절체절명의 싸움을 불사하더라도 울산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김 대표의 울산 재출마는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궁색한 합리화에 불과하다고 평가 절하한다.

문제는 울산시민들이 중앙정치와 지방정치를 보는 시각 차이다.

울산은 국회의원 정수가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적은 6석에 불과해 항상 중앙 정치무대에서 소외됐고 차별받아왔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힘 있는 중진의원, 힘 있는 정치인을 육성하는 길이었다.

울산에서 국회의원 3선, 울산시장을 역임한 후 다시 국회의원에 도전해 4선 의원이 된 김기현 의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요한 혁신위’가 그런 김 대표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치인의 희생’이다. 당의 중앙정치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수도권 등 험지에 출마하거나 불출마하라는 것이다.

반면 울산지역 일부 여론은 중앙정치권이 울산의 정치자산을 전국 선거의 희생양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험지 차출이라는 미명 하에 울산이 키운 정치인을 다른 지역으로 지역구를 옮기게 하는 것은 울산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힌다.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정치권이 더는 울산을 불쏘시개로 이용하지 말라”고 촉구한 울산지역 각계 인사들의 주장은 중앙정치권의 요구와 상반된다.

게다가 이들은 울산을 위해 김 대표가 지역구를 옮기는 누를 범해서는 안 되며, 마지막까지 봉사한 후 울산에 뼈를 묻으라고 요구한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을 비롯 또다른 일부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은 김 대표가 없으면 울산이 발전하지 못한다는 말은 울산시민을 무시하는 것이며, 울산 출마 시도는 개인 당선을 목적으로 한 궁색한 자기합리화라고 주장한다.

더 큰 무대로 나아가기 위해 과감히 울산을 벗어나 수도권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도 있다.

김 대표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김 대표로서는 지역구와 험지 두 선택지 모두 모험인 데다 결단을 하더라도 추후 효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는 만큼 장고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는 판단에 앞서 어떤 방식이 울산시민들의 뜻에 맞느냐 하는 것을 냉철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김 대표에게 주문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김 대표가 과연 그동안 울산을 위해 무엇을 했고, 앞으로도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스스로의 질문이 필요하다. 이 점에서 먼저 울산을 위해 어떤 봉사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순서라는 느낌도 갖는다.

울산을 위해서도 그렇고, 김 대표 본인을 위해서도 그렇다.

정재환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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