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인연 / 박동환
[디카+詩]인연 / 박동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1.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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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헤어지고

풀과 풀이 겹쳤다 떨어지듯

우리의 인연은 어디에서

이어지고 끊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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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에서 우리 다음 생에 다시 만나자는 대사를 하는 장면을 가끔 봅니다. 누군가가 죽음을 앞둔 장면에 특히나 많이 하는 대사입니다.

다음 생애 다시 만나자, 가슴 뭉클해지는 따뜻한 말입니다.

만나고 헤어지고 우리의 인연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이어지고. 끊어질까요? 박동환 시인이 물었지만 궁금해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다음 생애가 있긴 한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옷깃 한번 스치는 것도 500겁 인연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겁이라는 것은 생을 말한다고 합니다. 옷깃 한번 스치는 인연도 어마어마한 것이라는 걸 알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8천겁은 500겁보다 몇 배나 더 되는 것이니 더 어마어마하겠지요. 부모와 자식이 그렇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렵게 만난 인연인데도 백 년도 함께하지 못합니다. 정말 다음 생에 또 만나고 싶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부모님을 보면 더 그러한 생각이 듭니다.

막연한 다음 생애를 약속하지 말고 지금 내 곁에 있을 때 더 잘해드리자고 하면서 실천하지 않는 나 자신이 참 어리석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렵게 만난 인연인데 곁에 있을때 잘해드려야지하고. 박동환 시인의 디카시 <인연>을 감상하면서 부모님 얼굴을 떠올립니다. 영영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이 어리석은 자식은 늘 다음을 기약하니 아직도 인연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 같아 부끄럽기만 합니다.

글=박해경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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