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파수꾼] ‘안전경영’에서의 리더십 발휘
[안전파수꾼] ‘안전경영’에서의 리더십 발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23.11.2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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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돌아보니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 해인 듯하다.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전 분야에 걸쳐 충격이 컸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현대 의술이 얼마나 전염병에 취약한지를 알게 되었고, 우크라이나-러시아, 하마스-이스라엘의 전쟁을 통해 그동안 우리가 믿어왔던 평화에 대한 신념이 깨어졌다. 정치권에 대해 큰 기대는 없었지만, 올해는 유난히 실망이 더 커졌다. 사회적으로는 소득의 양극화에 따른 분노와 정신병적 원인으로 불특정 다수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우리를 충격에 빠트렸다.

전 정부 때부터 이미 연금이 고갈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견하면서 정치권에서는 해답을 미루기만 한다. 인사청문회를 통해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의 대부분 인사가 위장전입과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또한, IT 기술의 발달로 정보 취득이 손쉬워지면서 개인의 정보나 뉴스가 확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빛보다 빠른 속도로 공개되면서 여론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 지도자가 없어 보이는 점이다.

오랫동안 안전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안전 분야에서도 리더십이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이전과 비교해 법적인 요구사항도 늘었고, 경영진에서도 안전을 강조하며 안전 전문가들의 수가 늘고 있으나 산업재해는 줄지 않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대부분의 작업자는 그들이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안전작업 절차를 지키고 있으며 자신들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 나는 여기서 성공적인 안전경영을 위한 리더십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리더십은 기업의 최고경영자로부터 중간관리자 모두를 포함한다.

리더십은 안전을 조직의 핵심 가치로 인식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문화를 조직 전체에 전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첫째, 리더는 조직원들에게 안전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해야 한다. 둘째, 리더는 제시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셋째, 리더는 안전을 책임지는 모범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리더 스스로 안전 규정을 준수하고 안전에 관한 관심과 참여를 보여야 한다. 넷째, 리더는 안전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조직원들과 공유하고 개선에 대한 조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행동에 옮겨야 한다. 마지막으로, 리더는 안전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야 하고, 안전에 대한 성과를 관리해야 한다.

리더십은 안전경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구체적인 전략이나 모범적인 행동 없이 말로만 안전을 강조하면 립서비스로 끝난다. 리더는 또한 조직원들이 당면한 위험에 대해 지속해서 소통하고 해결방안을 찾아야 하며 안전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도 해야 한다. 최근, 한 다국적기업의 사무실 환경/안전/보건 감사에서 회사가 종업원들이 자체적으로 수행한 위험성평가를 통해 제안한 고가의 높이 조절 책상을 구매하여 설치한 것을 보면서 안전경영에서의 리더십의 실체를 확인한 바 있다. 이 회사의 종업원들은 회사가 자신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자부심을 품고 안전을 실천하고 있다.

사람들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지극히 이중적인 면을 보인다. 정부나 관련 책임자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문책하기에 급급하다. ‘내 탓’보다는 ‘네 탓’만 따진다. 그래선 안 된다. 안전 시민의식이 고취되려면, 사회의 구조와 시스템이 국민 스스로가 안전을 지향할 수 있게끔 갖춰져야 한다. 국민 개개인의 안전의식이 모여야 사회공동체의 안전도 보장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나 사회를 탓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안전은 절체절명의 가치다. 우리는 직원들이 사업장에서 업무를 마치고 안전하게 그들의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노사가 합심하여 안전경영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러한 리더십이 산업현장에서 사회로 그리고 국가 곳곳에 선한 영향력으로 널리 전파되어 대한민국이 한층 안전하게 살기 좋은 나라가 되는 꿈을 꾸어본다. 결국, 꿈은 이루어진다.

김원국 울산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 리스크엔지니어링서비스 기술이사· 한국·미국 소방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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